박승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소치 2관왕 박승희가 피겨선수 될뻔?
내가 피겨순정만화 읽고 아이들에게 권유
예쁜 옷 입고 링크 안을 돌줄 알았지만
아이들은 쇼트트랙에 더 재능 있었어요
2014소치동계올림픽 2관왕 박승희(22·화성시청)가 쇼트트랙이 아닌 피겨선수였으면 어땠을까. 엉뚱한 상상이지만, 현실이 됐었을 수도 있는 이야기다.
박승희는 언니 박승주(24·단국대), 남동생 박세영(21·단국대)까지 삼남매가 동시에 국가대표로 뽑혀 소치올림픽 개막 직전부터 많은 관심을 샀다. “삼남매가 함께 올림픽에 가자”던 오랜 꿈을 이룬 것이다. 아쉽게도 언니와 남동생은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그녀만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함께 품고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삼남매를 국가대표로 키워낸 박승희의 어머니 이옥경48) 씨는 아이들이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던 그 때를 추억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씨는 “(내가) 중학교 때 피겨스케이팅선수가 주인공인 순정만화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 영향으로 아이들에게 스케이트를 권유했다”며 “좋아만했지 아무것도 몰랐다. 우리 아이들은 매번 링크 바깥만 돌고 있어 ‘실력이 좋아지면 다른 아이처럼 예쁜 옷을 입고 안에서 피겨를 연습하겠지’라는 생각만 했었다”며 웃었다.
삼남매는 피겨보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재능을 보였고, 어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계속 링크 안쪽이 아닌 바깥쪽을 돌았다. 그러나 ‘국내 최초 삼남매 올림픽 동시 참가’라는 결실과 더불어 값진 메달 선물까지 어머니에게 안겼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