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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정성희]연습의 힘

입력 | 2014-02-24 03:00:00


1996년 미국 프로미식축구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는 연전연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때 영입된 감독이 토니 던지다. 그는 1년 만에 이 팀을 최강으로 바꿔 놓았다. 비결은 무엇이었나. 미식축구에서는 1000분의 1초가 중요하다. 공을 던지는 짧은 순간에 선수들이 어떤 전략을 취할까 머뭇거리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몇 개의 동작 패턴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신체반응을 자동화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비상착륙하다가 추락했다. 항공기 꼬리 부분이 떨어져 나간 엄청난 사고였지만 중국 소녀 2명의 희생자 외에 대부분 무사했다. 승객들이 안전하게 대피한 데는 이윤혜 최선임 두 여승무원의 힘이 컸다. 이들은 자신들도 부상당한 몸으로 승객을 모두 내보낸 뒤 마지막에야 빠져나왔다. 두렵다는 본능을 이기고 이들이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결과였다.

▷영원한 여왕 김연아도 마찬가지다. 19일 쇼트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그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경기 직전 워밍업 시간에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연습 때 편하게 뛴 점프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랬던 김연아가 실전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한 마리 노랑나비처럼 가볍고 우아한 점프를 선보였다. 김연아의 말을 들으면 왜 운동선수들이 “실수도 실력”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 같다. 어떤 일에 1만 시간을 투자하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김연아는 하루 8시간씩 줄잡아 3만 시간을 연습했다.

▷골프선수들에게 골프를 잘 치는 비결을 물으면 그냥 힘을 빼고 툭 친다고 한다. 피아니스트는 머리가 아니라 손가락이 음표를 기억한다고 말한다. 훌륭한 배우는 몸에 자세와 몸짓이 저장되어 있고 필요에 따라 꺼내서 쓰는 듯하다.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몸은 자신의 지성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몸이 저절로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 평소 얼마나 피나는 연습을 했겠는가. 평범한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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