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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조사위, 2013년12월 中정부에 “탈북자 북송 반대” 서한

입력 | 2014-02-24 03:00:00

올 1월 北에 항의편지 보내기前
中의 北인권침해 비호 지적… 中선 “난민 아니다” 재확인
“北 인권유린 개인 처벌로는 한계… 북한체제 근본 개혁 필요” 권고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에 편지를 보내 탈북자 강제송환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올해 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게 편지를 보내기 전 중국에 먼저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은 COI가 중국의 북한 비호에서 파생한 인권 침해를 북한의 반(反)인도적 범죄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뜻한다.

COI가 펴낸 371쪽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COI는 지난해 12월 16일 중국 정부에 편지를 보내 탈북자 강제송환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중국 내 탈북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문제를 지적했다. 또 이들과 중국인 남성 사이에 태어난 국적이 없는 어린이 문제를 지적하고 의견을 구했다.

이 편지에는 김정은에게 보낸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과 영국 런던,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청문회 증언에서 드러난 피해 사례를 적시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유엔 유럽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 공관을 통해 “중국 정부는 COI가 언급한 여성 인신매매나 어린이 문제 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부인했다. 중국 정부는 COI가 보고서를 공식 발표한 17일에도 “불법 입국한 조선인(북한인)에 대해서는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한다”며 ‘탈북자를 난민으로 볼 수 없다’는 기존 태도를 재확인했다.

한편 COI는 북한의 인권 침해와 반인도 범죄가 제도적 틀에 뿌리박혀 있다고 보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북한 체제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개별 행위자인 최고 지도자와 엘리트의 반인도 범죄이지만 결국 제도상 ‘수령’을 정점으로 한 다수의 국가기관이 구조적으로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개인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보고서는 “보안 및 사법당국 개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관련 정책 결정 과정이 투명해야 하고 효과적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 아래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인민들의 기본적인 필요가 비차별적으로 충족되는 경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북한에서는 반인도 범죄가 국가기관 전반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제도적 인권 침해가 역설적으로 북한이라는 국가를 유지하고 있는 딜레마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 인식은 북한 인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현 체제가 다른 체제로 대체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의 붕괴나 정권교체,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 가능성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