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오승환(오른쪽 2번째)이 24일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형사마’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은 오승환은 좋은 성적으로 한국선수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놓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 오승환에 취해있는 일본 오키나와
일본서 새 별명…기대·관심 최고조
소통 위해 한글 공부하는 취재진도
“이중키킹 논란? 운동에만 집중할것
일본 꿈꾸는 후배들에 보탬 되겠다”
‘돌부처’ 오승환(32·한신)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일본 오키나와에는 ‘형사마’ 열풍이 불고 있다.
● “볼처럼 보여도 스트라이크” 한신도 놀란 ‘돌직구’
24일 오전 10시. 오승환은 동료들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환한 얼굴로 기노자구장에 도착했다. 서슴없이 어울리는 모습에서 팀 적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케이스포츠에서 6년째 한신을 담당하고 있는 신야 고마쓰 기자는 “한신의 포수와 코칭스태프가 ‘오승환의 직구가 독보적’이라는 말을 했다. 직구가 휘는 현상 없이 곧고, 낮게 깔려 들어오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서 볼이라고 생각한 공도 스트라이크가 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그냥 좋게 얘길 해줬을 것이다. 그럼 나쁘다고 하겠나”라며 특유의 무덤덤함으로 반응했다.
그러나 한신 내부에서 오승환의 ‘돌직구’에 대한 찬사는 이미 시작됐다. 오승환은 20일 홍백전에서 최고 구속 147km를 찍었다.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임을 고려하면, 향후 위력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불펜피칭 과정에서 투심패스트볼도 점검하고 있지만, 역시 오승환의 주무기는 강력한 직구와 하드슬라이더다. 그는 “내 스타일이 바뀌겠나”라는 말로, 기존의 투피치 스타일로 정면 돌파할 뜻임을 드러냈다.
한신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 마련된 기념품 판매소에 오승환을 응원하는 대형타월과 그의 유니폼이 걸려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 새 별명 ‘형사마’ 열풍 예감!
열성적 한신 팬들은 이미 오승환에게 새로운 별명까지 붙이며, 그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오승환은 1월 27일 오키나와에 합류한 뒤 어린 선수들에게 “형이라고 부르라”며 친근하게 다가섰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은 오승환에게 “형사마”라는 애칭을 안겼다. 사마는 우리말의 ‘님’과 같은 극존칭이다. ‘욘사마(배용준)’에 이어 또 하나의 사마열풍 예감이다. 오승환은 “동료들은 나를 형상(씨)이라고 부른다. 별명은 관심의 표현인데, 무엇보다 야구를 잘 해야 더 큰 관심을 가져주지 않겠느냐”며 ‘염화미소’를 지었다.
● 일본무대는 끝이 아닌 도전의 과정 “제 꿈을 응원해주세요”
최근 일본 언론은 오승환의 이중키킹 동작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개막 이전까지는 이에 대한 심판진의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한국프로야구에 계신 일본인 코치님들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우리 팀의 투수코치님도 마찬가지셨다. 투구폼은 내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며 운동에만 집중할 뜻임을 밝혔다.
한신은 26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감하고 오사카로 향한다. 오승환 역시 시범경기 등을 치르며 담금질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아픈 곳 없이 좋은 페이스로 몸을 잘 만들어왔다. 이제 타자를 이기기 위한 과정으로 넘어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