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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 이렇게 준비하자] 소치 또 강대국잔치…평창 ‘평등 올림픽’으로 악습 깨라

입력 | 2014-02-25 07:00:00


1. 평등올림픽, 새로운 지평을 열자

24일(한국시간)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의 성화가 꺼지면서 2014소치동계올림픽도 17일간의 열전을 마감했다. 이제 전 세계의 눈은 4년 뒤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한국의 평창으로 향하고 있다. 소치올림픽의 끝은 곧 평창올림픽의 시작이다. 성공적 대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소치올림픽의 좋은 점은 본받고, 문제점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렇게 준비하자’ 시리즈를 4회에 걸쳐 게재한다. 첫 주제는 ‘평등올림픽, 새로운 지평을 열자’다.<편집자 주>

러시아는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무려 500억달러(약 54조원)를 쏟아 부었다. 올림픽 사상 최고액이었다. 이런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공적 대회’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회 시설이나 운영 면에서도 문제점을 보였지만 무엇보다 ‘올림픽은 강대국들의 잔치’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88개국이 참가했지만 세계인의 축제로 부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또한 러시아는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성적지상주의에 매달리는 악습을 되풀이하면서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대표적 사례가 ‘김연아 금메달 불발’ 사건이다. 자국선수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편파판정을 유도한 정황이 포착된다. 홈 어드밴티지를 넘어선 이런 행태는 오히려 다른 나라의 반감을 샀다. 러시아는 종합 1위를 차지했지만 각국 언론이 러시아의 편파판정과 관련한 부정적 기사들을 쏟아내면서 이미지는 되레 추락했다.

한국 역시 과거 ‘메달 순위가 국력을 상징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적이 있어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1988서울올림픽 때 일부 종목에서 편파판정을 등에 업고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평창은 2011년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1차 투표에서 63표를 획득해 독일 뮌헨(25표)과 프랑스 안시(7표)를 따돌리고 삼수 끝에 어렵사리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평창이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정적 비전은 ‘뉴 호라이즌(New Horizons)’, 즉 ‘새로운 지평’이라는 슬로건이었다. 이런 명분과 당위성에서 경쟁도시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잠재력이 큰 아시아 무대에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전 세계로 확산시키겠다는 뜻이었다.

평창은 이제 2018동계올림픽 유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호라이즌(Horizons)’은 ‘수평선’ 또는 ‘지평선’의 의미를 갖고 있다. 다른 쪽으로 해석하면 ‘평등’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평창이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지평’이란 따라서 ‘평등 올림픽’이다.

소치올림픽에는 88개국이 참가했지만 평창은 이보다 더 많은 나라들이 참가해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동계스포츠 불모지인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지원을 확대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평창대회 역시 특정 강대국들만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에 머문다면, 이전 올림픽과 다를 게 없다. 메달보다는 참가, 경쟁보다는 인류의 화합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진정한 ‘올림픽정신’을 구현해야만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이 평창이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내세운 비전이었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메달 순위만이 대회의 성공을 가름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보다는 이미지 메이킹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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