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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을 때도 양치할 때도 명상… 긴장 풀면 잠 솔솔

입력 | 2014-02-25 03:00:00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막말 불면증’ 이렇게 벗어나라




직장인 유모 씨(36)는 요즘 틈날 때마다 명상을 한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휴게실에서 정자세로 앉은 뒤 크게 심호흡을 하며 그만의 명상법으로 머리를 비운다. 앉아서 눈을 감고 있을 때만이 명상은 아니다. 밥을 먹을 땐 모든 미각을 동원해 맛을 느끼고, 양치질할 때는 칫솔 쥔 감촉을 느끼는 것도 명상의 방법이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직전은 하루 일과의 정점. 매일 30분 이상 명상에 심취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다.

유 씨가 명상에 빠진 건 불면증 때문이다. 수면유도제 등은 먹기 싫고, 본인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유도법을 찾다 보니 명상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그의 경우 불면증 배경에 스트레스가 자리 잡고 있었다. 입이 험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직속 상사. 매일같이 그로부터 듣는 폭언이 쌓여 만성 스트레스가 됐고, 그 스트레스가 편한 잠자리를 짓눌렀다.

다행히 명상을 시작한 뒤 유 씨는 조금씩 예전 수면 시간을 찾아가고 있다. 실제로 명상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마음 챙김 치료’라 부르며 불면증 치료법으로 자주 사용된다. 유 씨는 “명상을 하면 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든다. 더 좋은 건 명상을 했단 그 사실만으로도 뭔가 든든하고 마음이 편해진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나쁜 말로 인한 스트레스가 불면증을 부른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일단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신홍범 코모키수면센터 원장은 “항상 8시간씩 자던 사람이 잠이 줄면 불안해서 더 못 자는 경우가 많다. 좀 못 자도 당장 건강에는 지장이 없다는 식으로 편하게 생각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어떤 나쁜 말이나 행동이 자극이 돼 수면을 방해한다면 그 고리를 단계별로 끊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재헌 교수는 “생각하기 싫어도 어떤 부정적인 말이나 상황이 계속 머리를 채운다면 중간 중간 자신에게 편한 방식으로 합리화하거나 초점을 바꿔 해석해야 한다. 연결고리를 끊어 자신만의 드라마를 종방시켜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전날 밤 늦게 잠이 들더라도 아침엔 평소 기상 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나는 것도 불면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또 전문가들은 잠들기 직전 음식을 먹지 말고 낮잠도 가급적 피하라고 조언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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