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간다, 도시가 산다]<2>46년 향토기업… 빛고을 희망이 된 기아자동차
○ 시장까지 나서 증산 합의 촉구
광주를 찾은 지난달 3일은 기아차 광주공장이 연말연초 휴가를 끝내고 새해 첫 가동에 들어간 날이었다. 시무식을 막 마친 어수선함 속에서도 공장은 활기가 넘쳤다. 기아차가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2012년 말 증설한 2공장은 신형 쏘울과 스포티지를 생산하고 있다.
그나마 6월에라도 합의가 이뤄진 데는 광주시와 지역 기업인, 시민들의 지속적인 요구도 큰 몫을 했다. 지역 자동차부품업체 직원들은 지난해 5월에만 두 차례 기아차 증산 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광주상공회의소 회장과 상근부회장이 수차례 기아차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조속한 증산을 요청했다. 강운태 광주시장도 같은 해 6월 기아차 노조 광주지회를 찾아 힘을 보탰다. 최 이사는 “조합원들도 대부분 광주에서 나고 자랐으니 이웃들의 요구를 계속 외면하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9일 1년간 끌어오던 3공장의 봉고 증산 방안(시간당 23.1대→25대)에도 합의했다. 광주공장은 올해 전년 대비 10% 늘어난 53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 기아차가 살아야 광주도 산다
광주 지역 1090개 제조업체의 2012년 매출액 합계는 29조500억 원. 이 가운데 127개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매출액은 11조4106억 원으로 전체의 39.3%에 이르렀다. 특히 기아차 광주공장 한 곳의 매출액이 광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30%를 넘는다. 기아차 광주공장 직원은 7000명,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1만4000여 명이다. 광주 제조업 종사자 6만2400여 명의 22.6%다.
광주시는 2011년 경제산업국 전략산업과에 5명으로 구성된 자동차산업팀을 만들었다. 손경종 광주시 전략산업과장은 “기아차를 빼고는 광주를 얘기하기 힘들 정도로 광주 경제에서 기아차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며 “자동차 산업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전담조직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 10월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된 기아차가 살아나자 광주 살림살이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 지역 협력업체들의 성장 속도도 눈부시다. 광주 자동차산업 전체 매출액은 2002년 2조7200억 원(79곳)에서 2012년 11조4106억 원(127곳)으로 10년 만에 4배로 늘어났다.
기아차 협력업체인 호원은 ‘올 뉴 쏘울’(2013년 10월 출시) 부품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해 지난해 1월 광주 광산구 소촌동 1공장에 250억 원을 투자했다. 또 올 상반기 ‘쏘울 전기자동차’ 판매를 앞두고는 100억 원을 들여 광산구 평동에 3공장을 지었다. 윤창권 호원 경영관리사업부장(상무)은 “기아차 회생 이후 호원을 비롯한 많은 지역 협력업체들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원은 기아차와의 협력을 발판 삼아 2010년 터키로도 진출해 현대차 터키공장에 부품을 직접 납품하고 있다.
광주=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