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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동아일보] 한국 최초 파파라치 미디어 디스패치 기자 24시~ “우리는 톱스타의 연애만 취재해요”

입력 | 2014-02-25 18:23:38



지난해 큰 화제를 모은 비·김태희, 조인성·김민희, 원빈·이나영의 열애 소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국에서 파파라치 보도의 새 장을 연 디스패치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새해에도 이승기·윤아 열애로 화려하게 서막을 올린 이들의 취재 방식, 특종 비하인드.



연예인 열애 특종에도 법칙이 있다. 측근도 모를 만큼 핫 이슈여야 하고 파파라치 사진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 이 때문에 거물급 스타의 특종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다. 그런 걸 디스패치는 작년 한 해 동안 세 번이나 단독 포착했다.
디스패치는 2010년 12월에 설립돼 그동안 서태지·이지아 결혼 증명서 보도, 이병헌·이민정 데이트 장면 포착, 비·김태희, 조인성·김민희, 원빈·이나영 열애설을 단독 보도하며 화제에 올랐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연예 파파라치 매체의 간판으로 통한다. 얼마나 유명세를 떨쳤으면 최근 SBS 미니시리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비밀 연애 당사자가 “디스패치는 요즘 열심히 일 안 하나 봐”라고 대사를 했을 정도다. 분명 우연이 아닐, 디스패치의 특종 취재법을 궁금해할 독자들을 위해 ‘디스패치’ 사무실을 찾아 서보현 기자에게 그 비법을 물었다.  

베일에 싸인 톱스타의 열애 정보는 어떤 경로로 얻나.
“소문이나 인터넷 댓글, 혹은 연예계 지라시를 보고 취재한 적은 없다. ‘이런 소문이 있던데, 사실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건 참 무모한 일인 것 같다. 믿을 만한 취재원을 통해 정보를 얻고 추가 확인을 거쳐 확신이 섰을 때 취재가 시작된다.”

취재원 관리,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사실 취재원 관리는 윗선에서 하고 있다. 나 같은 기자는 그저 열심히 일할 뿐이다. 팀장이 정보가 입수되면 기자 전원이 뛰어들어 공동으로 취재하는 형식이다. 모두 합심해서 사실 확인을 하고 취재 대상의 거주지, 단골 헤어 숍, 스케줄 등 기본적인 정보를 취합하는 한편 동선을 파악해 데이트 날짜와 시간을 예측해 현장 취재를 나간다.”

하루 종일, 혹은 일주일 내내 불침번을 서거나 몇 개월을 따라 다녀 사진을 포착했을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력이 부족해 그것은 불가능하다. 열애 특종 취재뿐 아니라 통상적인 인터뷰, 행사 취재, 기획 취재 등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아야 일주일에 두세 번, 열애 당사자들이 만날 것으로 예측되는 시간에 다른 취재가 없는 기자가 돌아가면서 촬영을 나가는 식이다. 보통 사진기자를 주축으로 취재기자가 지원을 나간다. 이승기·윤아의 경우도 예측 가능한 스케줄이 많아서 패턴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열애 특종이 나오기까지 보통 2, 3개월이 걸리지만 일반인들이 예상하는 것만큼 취재와 촬영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취재원의 정보가 틀린 적은 없는가.
“없다. 취재 도중 당사자들이 헤어져서 기사화되지 못한 경우는 있다.”

디스패치가 포기한 연예인이 있나.
“우리의 원칙과 맞지 않는 취재는 시작도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좀 더 성장해야 할 스타, 이제 막 뜨기 시작한 스타의 경우는 확실한 열애 정보가 입수돼도 취재를 하지 않는다. 열애 기사가 보도되더라도 지금 하는 일에 나쁜 영향, 그러니까 캐스팅에서 밀려나거나 광고가 끊기거나 하는 일이 없을 정도의 톱스타만 취재한다.”

불륜이나 이혼 등의 취재도 보이지 않는다. 그것도 원칙인가.
“우리에게도 우여곡절이 있는 이야기다. 디스패치 기자 상당수가 스포츠서울닷컴에서부터 함께 일하던 기자들이다. 스포츠서울닷컴 초창기에 그런 보도를 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 후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나중에 자녀들도 보게 될 텐데, 예상치 못한 파장이 안타까웠다. 그 뒤로는 일부러 사생활을 까발려 취재하지는 않는다. 물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건, 사고는 조금 다른 문제지만. 파파라치식 보도의 소재를 밝고 예쁜 선남선녀의 사랑 이야기로 한정 짓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사생활 공개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래서 톱스타만 취재하는 거고.”

사생활의 기준을 어디로 두느냐일 것 같다. 사생팬에 빗대어 사생기자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많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나름의 원칙도 세워놓았다. 공공장소에서만 사진 촬영을 한다거나 하는. 집 안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을 창문을 통해 사진을 찍는 것은 개인적인 공간을 침해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서만 촬영하는 것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소속사 측의 입장을 들어볼 텐데, 보도를 하지 말라고 하거나 재촬영 등을 요구하지는 않는가.
“소속사의 요구로 기사 방향을 바꾸거나, 사진을 다시 찍거나, 없는 것을 만들어내거나 한 적은 없다. 우리나라 연예 기획사 중에 금전이나 다른 조건으로 열애 기사 보도를 막을 만큼 여유 있는 곳은 아마 없을 것 같다. 더욱이 요즘은 공개 연애가 흠이 되지 않고, 반대로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아서인지 보도 후 소속사로부터 항의를 들은 적도 없다. 사진은 가장 예쁜 것을 쓰려고 노력하는데, 유난히 사진이 예쁘게 찍힌 경우 연출 혹은 재촬영이라는 오해를 받는 것 같다.”   

현장을 뛰는 기자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열애 취재에 도움이 되는 좋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 훌륭한 취재원을 만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그만큼 알찬 정보를 얻으면 반은 성공한 거라 생각한다. 기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열애 기사는 1년에 많아야 서너 번뿐인데 이외에 다른 기사들은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종으로 디스패치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는 건 참 감사한 일지만, 다른 기사들도 있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다른 인터넷 연예 매체와 디스패치, 뭐가 다른가.
“인터넷 연예 매체로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트래픽과 검색어 순위를 위해 데스킹이나 교정 과정 없이 기자가 쓴 기사가 바로 업데이트되는 것이 지금 인터넷 매체의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기사들이 짜깁기돼 올라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걸 피하자는 게 우리의 취지다. 인터넷 매체로는 드물게 데스킹 과정을 거쳐 기사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한 여러 날 공을 들여 심층 취재를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 특종, 준비하고 있나.
“작년에 특종을 두 번 예고했는데, 네티즌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서 다시는 예고를 안 할 생각이다. 더욱이 이승기·윤아 기사가 보도된 지 6일밖에 지나지 않아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요즘엔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톱스타가 별로 없지 않나. 또 누가 있을까?”



글·진혜린 | 사진·홍중식 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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