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국민통합 청사진]1만1000字… 경제정책 총망라현오석 추가브리핑 검토했다 취소
취임식 때와 비슷한 색상 옷 입어 박근혜 대통령의 1년 전 취임식 때 모습. 당시 국방색 재킷과 검은색 바지를 입었다. 25일 대국민담화 발표 때도 비슷한 계열의 그린 재킷과 검은색 바지 차림이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구상을 밝힌 직후 2월 25일 취임 1주년 당일 이 계획을 발표하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지시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계획의 발표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로 예정돼 있었다. 대통령이 경제 관련 계획을 직접 발표한 전례가 없어서였다. 그러나 이번 계획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통령이 직접 담화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발표 형식이 바뀌었다. 전날(24일)까지 현 부총리가 대통령 담화 이후 추가 브리핑을 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25일에는 국민에게 대통령의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하고 관련 세부설명은 다음 기회에 하는 게 좋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박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담화에 할애한 시간은 41분. 담화문 분량만 1만1000여 자(원고지 55장)였다. 그만큼 각종 정책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수치를 너무 많이 제시한 데다 ‘코리아 리서치 펠로십 제도’ ‘한국형 요즈마 펀드’ ‘포괄보조사업’ 등 선뜻 이해하기 힘든 제도나 용어가 많았다. 박 대통령은 프롬프터(자막재생기)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지 여러 차례 인상을 찡그렸고 담화문을 읽는 흐름도 종종 끊겼다. 또 ‘혁파’나 ‘혁신’을 ‘확산’으로, ‘적극적’을 ‘전국적’으로, ‘높여’를 ‘늘려’로, ‘체계’를 ‘제도’로 잘못 읽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나마 며칠 동안 다듬어 가장 쉽게 표현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대통령경제수석실에서 만든 담화문 초안은 훨씬 더 난해했다는 것이다. 19일경 완성된 초안에는 경제혁신의 핵심 과제만 15개나 됐다. 대통령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수정을 한 뒤 박 대통령이 직접 표현을 순화하는 과정에서 핵심 과제는 9개로 줄어들고 ‘통일준비위원회 신설’이 추가됐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