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용교의’ 경매에 첫 출품
26일 서울 종로구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공개한 조선시대 왕의 의자 용교의. 금장식과 용무늬로 권위와 화려함을 더한 용교의는 야외에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고미술품 경매사인 ㈜마이아트옥션은 26일 “다음 달 열릴 제12회 경매에 조선 왕이 야외에서 사용하던 용교의가 출품된다”고 밝혔다. 높이 108cm의 이 나무의자는 피나무 소재에 금색이 가미된 붉은색 주칠(朱漆)을 칠하고 금장식을 입힌 왕의 전용 의자. 왕세자는 흑칠(黑漆) 가구를 썼다. 등받이에는 네 발가락 용 한 쌍이 여의주를 감싼 문양판이 있으며, 바닥은 호피로 만들어졌다. 의자 다리는 X자로 교차를 이뤄 접을 수 있다.
조선 왕실 의자가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용교의는 그동안 국내에선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용교의 하나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한 유물도 조선 현종이 1669년 문신 이경석(1595∼1671)에게 하사한 궤(의자)밖에 없다. 김정민 마이아트옥션 경매사는 “출처는 밝힐 수 없으나 조선 왕실 후손 쪽과 관련 있다”며 “최저가 5억 원부터 경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현재 심사정(1707∼1769)이 그린 ‘수하선인도(樹下仙人圖)’와 위창 오세창(1864∼1953)이 보관함에 ‘단원 김홍도 필적’이라고 쓴 ‘추성부도(秋聲賦圖·보물 1393호인 리움 소장 ‘추성부도’와 다른 작품)’도 나왔다. 다음 달 6∼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되며, 13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경매가 이뤄진다. 02-735-9938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