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군경에 비상사태 발령 러시아 국방장관 “전투준비 완료”… 크림반도서 내전 일어날 조짐 크림의회 “자치共 미래 주민투표”… 야누코비치, 러에 신변보호 요청
자치공화국의 아나톨리 모히요프 총리는 이날 60여 명의 무장괴한이 이날 새벽 심페로폴의 청사와 의회 건물에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바리케이드를 친 뒤 출입을 막았다고 밝혔다. 검은 옷에 오렌지색 리본을 단 괴한들은 의회 건물 밖에 러시아 국기를 올렸으며 ‘크림은 러시아’라는 현수막도 내걸었다.
이들은 크림반도를 러시아로 합병할지, 우크라이나에 남길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지역 인종 구성은 러시아계가 58.5%로 절반을 넘어 야권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축출을 쿠데타로 보고 있다. 반면에 야권을 지지하는 우크라이나계(24.4%)와 이슬람계인 크림 타타르계(12.1%)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크림자치공화국 의회는 27일 공화국 지위에 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맞서 서방의 집단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26일부터 이틀간 브뤼셀에서 28개국 국방장관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 국경 불가침의 원칙을 지지한다”며 우크라이나와 군사협력을 논의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러시아의 군사개입은 심각한 실수이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최고의회인 라다는 26일 반정부 시위를 이끈 최대 야당인 바티키프시나(조국당) 대표 아르세니 야체뉴크(39)를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 시절 경제장관과 외교장관, 의회 의장 등을 지냈다. 2010년 대선에도 출마해 7%의 득표율로 4위를 차지했다. 또 라다는 내무장관 후보에 현 장관 대행인 아르센 아바코프를, 경제부 장관 후보에는 키예프경제대(KSE) 총장 파블로 셰레메타를 지명했다.
한편 도피 중인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27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러시아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러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실각 이후 크림반도로 잠입한 것으로 추정되나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와 러시아에 입국했다는 설과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다는 설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