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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이 주식]‘황사’ 걷히는 황제株

입력 | 2014-03-04 03:00:00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8조 원대로 3분기 실적에 비해 20%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크게 떨어졌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신상품 ‘갤럭시 S5’ 출시로 판매량이 늘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데다 삼성전자가 기업 간 거래(B2B)와 의료기기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로 하는 등 ‘애프터 스마트폰 체제’를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실현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삼성의 차세대 전망이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B2B에서 신성장동력 확보”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갤럭시 S5를 처음 공개하며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을 본질적으로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 놀랄 만한 새 기능을 추가하는 대신 사진과 동영상의 화질을 개선하고 데이터 통신 속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등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뜻이다.

“놀랄 만한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갤럭시 S5가 S4를 넘어서는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국에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국제적으로 LTE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서 후발 제품들의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신제품 효과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또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B2B 사업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은 독일의 파더보른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대학의 디지털 도서관과 학습 시스템이 구축된 갤럭시노트와 갤럭시탭을 공급했다. 또 스페인 전역에 6000여 개 지점을 두고 있는 ‘라 카이샤’ 은행과 제휴를 맺어 모바일 뱅킹 시스템이 구축된 갤럭시 제품을 공급했다. 은행은 모바일 뱅킹에 가입한 고객에게 삼성 스마트폰을 공급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삼성전자가 B2B 사업을 통해 판매하는 스마트폰이 올해 3억3100만 대에서 2017년에는 4억8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B2B 시장에서 의료기기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연구개발(R&D)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이 가진 기술과 브랜드를 활용할 경우 의료기기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자신했다.

○ “기술력 바탕으로 깜짝 혁신 계속 선보여야”

하지만 B2B나 신성장동력이 실현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8조4000억∼8조5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갤럭시 S5는 2분기인 4월부터 판매되기 때문에 2분기 이후 실적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

“시장이 포화됐다”는 우려가 여전한 모바일 사업 분야에서 ‘혁신’을 이어가는 것도 삼성전자가 풀어내야 할 과제로 여전히 꼽히고 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은 기술 혁신이 한계에 이르면서 시장 점유율과 가격 경쟁력이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가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계속 선도하려면 ‘기어’ 등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 놀랄 만한 기능을 선보이는 식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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