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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수가 ‘거울왕자’ 된 사연

입력 | 2014-03-04 07:00:00

진해수. SK 와이번스 제공


틈만 나면 섀도피칭…룸메이트 제춘모 “잠 좀 자자”

“밤에 잠 좀 자자.” SK 제춘모(32)는 룸메이트인 진해수(28)에게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방 안 거울만 보면, 쉴 새 없이 섀도피칭을 한다”는 것이 제춘모의 설명이다. 장난스럽게 면박(?)을 주기는 했지만, 후배의 열정에 흐뭇한 모습이었다. 동료 투수 백인식(27)도 “(진)해수 형은 24시간 야구밖에 모른다”며 치켜세웠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야구를 못해서 열심히 하는 것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진해수는 올 시즌 SK 불펜의 핵심 요원이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투수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에겐 고질적 약점이 있다. 지난 시즌 진해수는 72경기에서 48.2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25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이닝당 볼넷 수는 0.51개. 그러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선 180도 달라졌다. 7게임 성적은 8.2이닝 6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방어율 1.04에 1승2홀드. 고무적 사실은 단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은 점이다. 진해수는 “최근의 좋은 밸런스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 베란다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섀도피칭을 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지난해 KIA에서 트레이드된 진해수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단짝을 찾았다. 바로 마무리투수 박희수(31)다. 둘은 좌완 불펜투수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워낙 열심히 운동하는 후배이다 보니, 박희수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아낌없는 조언으로 진해수가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고 있다. 진해수는 “(박)희수 형이 ‘마운드에서 생각을 줄이라’는 말을 해줬다. 희수 형의 정교한 제구력을 꼭 닮고 싶다. 투심도 배워봤는데 참 어렵더라. 이제야 조금씩 실전에서 써보고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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