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분리세력 戰線 확대… 민간인들 노려 공포 극대화 兩會 열린 베이징 경비 강화
170여 명의 사상자를 낸 1일 중국 쿤밍(昆明) 기차역의 ‘무차별 칼부림’ 사건은 중국을 겨냥한 테러 양상이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극단적인 사회적 공포를 유발하는 서구식 테러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압 통치에 의존해 온 중국의 사회 안전 또한 기로에 섰다는 뜻이다.
배리 사우트만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테러범은 자기들이 거주하는 곳에서는 공공기관을 공격하지만 외부에서는 공포를 조성하기 위해 민간인을 공격한다. 이는 국제적으로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위구르 분리독립 세력은 그동안 신장(新疆) 자치구 안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10월부터 베이징(北京) 등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그는 “테러범은 민간인을 ‘소프트 타깃’(쉬운 표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장사회과학원의 판즈핑(潘志平) 중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아무도 쿤밍에서 테러가 일어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3일 중국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린 베이징에서는 정부와 시민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새벽 차오양(朝陽) 구 한국대사관과 미국대사관 주변에는 기관총을 든 무장경찰들이 경비를 섰다. 또 시내에서도 기관총을 소지한 경찰들이 6인 1조로 지붕이 없는 차량을 타고 순찰했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협 개막식은 쿤밍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묵념으로 시작됐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