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환, Meltdown―신데렐라의 구두에 대한 고정관념의 한계, 2014
노세환의 사진작품은 감각적이고 섹시하며 강렬한 데다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빨강 하이힐이 녹아내리는 장면을 찍은 이 사진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구두는 마치 피를 흘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구두의 주인이 고통 받고 있다는 의미일까? 특별한 선물을 원하는 연인들이 구매한다는 초콜릿 구두에 딸기시럽을 얹은 것일까?
작가에게 창작의 비밀을 물었더니 놀랍게도 빨강 페인트통에 하이힐을 담갔다가 꺼낸 뒤 물감이 흘러내리는 순간을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페인트통에 구두를 담갔다가 꺼내 사진을 찍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다음은 문화비평가 마셜 매클루언의 명저 ‘미디어의 이해’에서 따온 문장이다.
“예지력이 뛰어난 예술가는 문화적 기술적 도전이 변형의 충격을 발휘하기 수십 년 전에 그 메시지를 미리 읽어낸다. 그런 예술가는 눈앞에 다가온 변화의 물결에 대비할 수 있는 모델들, 즉 노아의 방주 같은 것을 만들어낸다.”
노세환의 작품은 예술이 매스미디어라는 거대한 물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21세기형 노아의 방주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