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신당 후폭풍] ‘無공천’ 의총보고때 2차례 눈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3일 통합신당 창당을 추인받는 의원총회에서 두 차례나 눈물을 쏟았다. 전날 안철수 의원과 통합신당 창당 계획을 전격 발표한 뒤 당내 의원들과 처음 만난 자리였다.
김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를 보고하면서 “그동안 불면(不眠)의 밤을 많이 보내왔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은 그동안 선거(공천)를 준비해왔던 많은 당원을 탈당시킬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차마 대표로서 할 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울컥했다. 1분여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당원들이 탈당하도록) 그냥 놔두고 가지 않겠다. 창당 과정에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방법을 마련하겠다”면서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집단 탈당’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 괴로움이 컸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다.
김 대표의 발언 도중 10여 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의원총회에서 심심찮게 ‘2선 후퇴’를 요구받았던 것과는 180도 다른 장면이었다. 의원총회 사회를 맡은 박수현 원내대변인이 “김 대표의 속은 시커멓게 탔고, 머리는 하얗게 됐다”고 하자 의원들은 또 한 차례 박수를 보냈다. 홍익표 의원은 “대표 된 뒤 처음으로 잘했다”는 농담도 건넸다.
김 대표는 3일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제 안철수라는 에너지를 새로운 기폭제로 국민이 기대하는 새로운 모습의 정치를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