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건 양, 중부대 입학 “이제 대회출전 가능”
대전 서구 탄방동에 사는 김 양은 2008년 인근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입학식 다음 날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아버지 김정호 씨(49)가 부모나 외부의 도움으로 아이를 집에서 교육하는 ‘홈 스쿨링’을 결정했기 때문. 김 씨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바람에 홀로 지내야 하는 일이 많았다”며 “그런 경험 때문에 홈 스쿨링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성장할 때까지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양의 동생(11) 역시 홈 스쿨링 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목회 일을 하는 김 씨는 낮에 비교적 많은 시간을 낼 수 있어 같이 독서도 하고 여행도 많이 했다. 홀로 역사 공부를 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 국내 유적지의 박물관을 꼬박꼬박 찾았다. 아이의 사회성을 위해 중고교생들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내의 홈 스쿨링 환경이 미비한 만큼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늘 걱정이 됐다. 그래서 기회 있을 때마다 딸에게 학교에 다닐 의사는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2012년을 전후로 프로 골퍼가 되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한 해 전 취미 삼아 시작한 골프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2년과 지난해 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정시 지원을 통해 중부대 골프지도학과에 입학했다.
김 양이 어린 나이에 대학 진학을 선택한 것은 정규 교과과정 위주로 이뤄지는 현행 교육제도의 문제 때문이라는 게 김 씨의 얘기다. “아이가 골프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프로 골퍼로 입문하려니 만 17세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그 이전에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시켜 이력과 경험을 쌓아보려 했지만 학교장 직인 없이는 대회 출전 자체가 불가능했다.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제약이 너무 많은 우리의 교육체계 때문이다. 이제 대학에 학적을 두었으니 대회 출전 등을 할 생각이다.”
김 양은 “중학교에 다닐 나이에 대학생활을 하게 돼 많이 설렌다”며 “재학 중에 국가대표를 거친 뒤 세계 프로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