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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팬미팅 “스케이트 꼴보기 싫어진 지 오래됐다” 토로

입력 | 2014-03-04 15:21:00


김연아가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귀국 첫 환영 팬미팅 행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방지영 동아닷컴 기자 doruro@donga.com


'빵연아' 김연아, '빵선물에 황홀~' 김연아가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귀국 첫 환영 팬미팅 행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방지영 동아닷컴 기자 doruro@donga.com


김연아 팬미팅

'피겨여왕' 김연아(24)가 '꼴 보기도 싫은 것'이지만 '놓을 수 없는 것'이라며 스케이트에 대한 애증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E1 김연아 귀국 환영회-The Queen, Now & Forever'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2월 소치겨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아가 올림픽 이후 팬들과 만난 첫 행사. 주홍색 스포츠재킷에 검은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한 김연아는 이날 행사에서 시종일관 밝은 웃음을 보였다.

김연아는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방송인 전현무가 "전 세계에서 제일 피겨를 잘하는 사람인데, 선수는 그만뒀지만 계속 실력 유지는 할까? 아니면 꼴 보기 싫을까?"라며 은퇴 소감을 묻자 바로 "스케이트 꼴 보기 싫어진 지는 좀 오래된 것 같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김연아는 "육체적으로는 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제는 정말 할 만큼 한 것 같아서 아무 미련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에서 편파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를 지속적으로 언급한 전현무의 '밉상 질문'에도 시종일관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후배 김해진과 박소연(이상 17)이 "아직도 속상하다"고 감정을 표하자 "저도 어이는 없었다"고 한마디 한 게 전부였다. 이마저도 곧 "올림픽을 마치고 나니 금메달이 더 이상 간절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저 올림픽이 끝났다는 게 좋았다"며 크게 억울할 것도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또 경기 직후 흘린 눈물에 대해서는 "정말 이 시간(마지막)이 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간 힘들었던 것들, 참아왔던 것들이 한 번에 팍 터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연아는 "어렸을 때 보조바퀴 달린 거는 타봤는데, 운동하고 나서 두발자전거는 안 타봤다. 책도 읽은 게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대회는 많이 다녔는데 제대로 구경해본 적은 없다. 이제 편하게 여행을 갈 수만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해 그간 스케이트로 바빴던 일상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 김연아'에게 스케이트는 결국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김연아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지도자를 하든 뭘 하든 피겨를 놓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가 바로 피겨"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에 출전했기 때문에 IOC 선수위원이 될 자격은 갖췄다. 하지만 되고 싶다고 해서 된다는 보장도 없고, 구체적으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당분간 긴장감이나 압박감 없이, 하루하루를 편안하게 즐기겠다"고 일반인의 삶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방지영 동아닷컴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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