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귀국 첫 환영 팬미팅 행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방지영 동아닷컴 기자 doruro@donga.com
'빵연아' 김연아, '빵선물에 황홀~' 김연아가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귀국 첫 환영 팬미팅 행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방지영 동아닷컴 기자 doruro@donga.com
김연아 팬미팅
'피겨여왕' 김연아(24)가 '꼴 보기도 싫은 것'이지만 '놓을 수 없는 것'이라며 스케이트에 대한 애증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E1 김연아 귀국 환영회-The Queen, Now & Forever' 행사에 참석했다.
김연아는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방송인 전현무가 "전 세계에서 제일 피겨를 잘하는 사람인데, 선수는 그만뒀지만 계속 실력 유지는 할까? 아니면 꼴 보기 싫을까?"라며 은퇴 소감을 묻자 바로 "스케이트 꼴 보기 싫어진 지는 좀 오래된 것 같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김연아는 "육체적으로는 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제는 정말 할 만큼 한 것 같아서 아무 미련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에서 편파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를 지속적으로 언급한 전현무의 '밉상 질문'에도 시종일관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후배 김해진과 박소연(이상 17)이 "아직도 속상하다"고 감정을 표하자 "저도 어이는 없었다"고 한마디 한 게 전부였다. 이마저도 곧 "올림픽을 마치고 나니 금메달이 더 이상 간절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저 올림픽이 끝났다는 게 좋았다"며 크게 억울할 것도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또 경기 직후 흘린 눈물에 대해서는 "정말 이 시간(마지막)이 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간 힘들었던 것들, 참아왔던 것들이 한 번에 팍 터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간 김연아'에게 스케이트는 결국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김연아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지도자를 하든 뭘 하든 피겨를 놓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가 바로 피겨"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에 출전했기 때문에 IOC 선수위원이 될 자격은 갖췄다. 하지만 되고 싶다고 해서 된다는 보장도 없고, 구체적으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당분간 긴장감이나 압박감 없이, 하루하루를 편안하게 즐기겠다"고 일반인의 삶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방지영 동아닷컴 기자 doru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