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 현대아산대표 4년만에 복귀 현대車 권문식-STX 서충일 사장… 2013년 물러났다 올초 제자리로 해외서도 빌 게이츠 등 복귀 잇따라
각 기업들이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오너나 채권단이 위기 극복 방안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OB에게 다시 기회를
서 사장은 ‘경영 정상화’란 최우선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다시 기회를 얻었다. ㈜STX는 계열사들의 지원사격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혁신보다는 생존이 우선인 상황에서 채권단도 외부 인사가 아닌 기존 경영진에서 새 대표를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 내정자의 복귀는 최근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는 등 금강산관광 재개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북한 전문가인 그가 남북 화해 국면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사장 내정자는 2008년 8월 윤만준 전 현대아산 사장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그러나 경색된 남북관계 탓에 뜻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한 채 2010년 3월 물러났다.
○ 해외에서도 OB들에 주목
해외에서도 회사를 떠난 인물들이 최근 다시 돌아온 사례가 많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4일(현지 시간) ‘창립자 겸 기술고문’이라는 새 직책을 맡으며 2008년 6월 이후 6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다. P&G도 지난해 5월 대표이사 회장에 앨런 조지 래플리 전 CEO를 선임했다.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각 기업의 사정이나 산업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과거 성공적이었던 경영진을 다시 불러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의 업무 능력을 높이 평가해서이기도 하지만 내부 사정에 밝아 문제점을 해결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