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사, 두 개의 미스터리
은퇴한 형사 러스트로 나오는 매슈 매코너헤이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올해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미국 HBO TV 화면 촬영
그러다 미국 케이블채널 HBO에서 방영 중인 ‘트루 디텍티브’를 봤다. 최근 새로 시작한 미드 중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드라마다. 19세기 단편집 ‘더 킹 인 옐로’는 트루 디텍티브가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알려지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 10위 목록에 들 정도였다고 한다.
드라마는 은퇴한 형사 마티(우디 해럴슨)와 러스트(매슈 매코너헤이)가 각자 후배들의 조사에 응하면서 시작한다. 둘은 파트너였지만 벌써 10년이 넘도록 연락이 끊긴 사이. 후배 형사들은 마티와 러스트에게 두 사람이 해결했던 한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물어보고, 둘은 과거를 회상하며 사건의 진실을 재구성해 나간다.
다만 신세 한탄에 훈계가 뒤섞인 사건 해결 과정을 듣다 보면 시청자는 둘에 대해 필요 이상의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결국 두 형사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사이 시청자들은 그들의 내면을 탐구하며 대체 어떤 인물인지 추리하게 된다. 드라마 안에 두 개의 미스터리가 존재하는 셈. 과연 둘은 제목대로 ‘진짜 탐정’일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두 미스터리는 하나로 서서히 합쳐진다.
각본을 쓴 닉 피졸라토는 소설가로도 데뷔한 인물로, 10대 시절엔 레이먼드 챈들러와 스티븐 킹, 대학 시절엔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드라마 역시 20세기 탐정소설과 공포소설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문학의 수혜 덕분인지 드라마는 좋은 소설처럼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빠져들면 내리 보고 또 한 번 보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전체 8화 중 7화가 지나갔으니 이제부터 보는 분들은 완결편까지 쭉 볼 수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