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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씨뿌린 사람은… 권노갑

입력 | 2014-03-05 03:00:00

[야권 통합신당 후폭풍]
2월 安과 2시간 만찬… 적극권유
安 2일 “고문님만 믿고 갑니다” 전화… 박지원, 전남출마 전략수정 불가피




“고문님만 믿고 갑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2일 민주당과의 통합을 선언한 직후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했다. 이번 통합 창당 선언에 권 고문의 손길이 미쳤음을 내비친 것이다.

권 고문은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안 위원장과 저녁을 함께 했다. 권 고문은 안 위원장에게 “더 큰 곳에서 ‘새정치’의 뜻을 펼쳐야 한다. 민주당과 50 대 50으로 통합신당을 만들면 된다”고 설득했다. 1991년 9월 김대중 전 대통령(신민주연합당)이 이기택 전 총재의 ‘꼬마민주당’과 합쳐 민주당을 창당할 때도 이 전 총재에게 동등한 자격을 부여해 합당이 이뤄졌다는 점,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분열하면 여당만 유리해진다는 점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은 안 위원장의 제안으로 2시간 동안 이뤄졌지만 안 위원장은 주로 권 고문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 권 고문은 안 위원장 측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등을 잇달아 만나 신당 창당을 설득했다. 그래서인지 안 위원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통합신당 얘기는 여러 차례 제안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번 통합신당 창당 선언으로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전남에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막아내야 한다”며 전남도지사 출마 명분을 쌓아왔지만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4일 인터뷰에서 “통합신당 합의는 아주 잘한 일”이라며 “이번 주 지역을 돌며 의견을 수렴해 다음 주까지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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