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신발과 달리 트레킹, 등산이 가능한 아웃도어 신발 속에는 본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한 최첨단 기술이 담겨 있다. 노스페이스의 남자모델이 충격을 흡수하는 76개의 에어볼(작은 사진)이 들어있는 ‘다이나믹 EX’을 신고 산길을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노스페이스
■ 태생부터 다른 ‘아웃도어 신발’…어떤 과학이 숨어 있을까?
노스페이스 ‘다이나믹 EX’ 에어볼로 충격 흡수
블랙야크는 곡선형 맞춤 설계로 쏠림현상 방지
코오롱 μ+, 접지력 강한 트레킹 아웃솔로 승부
밀레 ‘아치스텝’ 걸을 때 발바닥 상하운동 가능
진정한 미인은 겉과 속이 모두 아름다워야 하는 법. 신발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일상에서도 거리낌없이 입고 신지만 아웃도어 제품의 본향은 산이다. 아웃도어 신발 속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 조금이라도 더 발을 편하게 해주고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기능을 담고 있다. 아웃도어 신발과 ‘아웃도어 스타일’의 신발은 태생부터가 다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아웃도어 활동의 최적기인 봄을 맞아 등산, 트레킹뿐만 아니라 평소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신발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브랜드들이 제각기 자랑하는 기술력이 탄생시킨 촤첨단 신발들이다.
● 다이나믹 EX, 76개 에어볼로 충격흡수 끝
‘다이나믹 시리즈’로 다이나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노스페이스의 올 봄 간판스타는 중등산화 ‘다이나믹 EX’다. ‘다이나믹 EX’ 속에 감춰진 과학의 비밀은 에어볼 시스템(Airball system). 노스페이스가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우리나라 지형은 70%가 울퉁불퉁한 바위, 자갈길, 흙길 등으로 되어 있다. 걸을 때마다 발이 받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사람의 발바닥은 평면이 아닌 입체다. 노스페이스는 “걷거나 뛸 때 가해지는 충격의 정도는 발의 부위에 따라 다르다”는 데에 주목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에어볼 시스템이다. 미드솔에 76개의 에어볼을 배치하는 것이 에어볼 시스템의 핵심이다. 대칭이 아닌 비대칭으로 배치한 것도 발이 받는 충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 뮤우 플러스 아웃솔 “발이 땅에 쩍쩍 들러붙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11년부터 자체 개발하여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μ+’(뮤우 플러스) 아웃솔을 적용한 아웃도어 신발을 선보이고 있다. 산행 목적에 맞춰 레드, 블루, 그린으로 분류된다. 뮤우 플러스 레드는 국내 지형에 적합한 초 고접지 트레킹 아웃솔을 장착했다. 릿지산행 등 강력한 접지력이 필요할 때 알맞다. 반면 그린은 강한 접지력을 지니면서도 무게를 20% 개선한 아웃솔을 적용해 가벼운 산행에 적합하다. ‘MOVE-XO’는 접지력과 내구성을 겸비한 뮤우 플러스 블루를 적용한 남녀 공용 스니커즈 제품이다.
밀레의 워킹화 ‘아치스텝’의 비밀은 이름 그대로 ‘아치’다. 사람의 발바닥 중앙부는 움푹 들어가 아치모양을 하고 있다. ‘아치스텝’은 걸을 때 발 아치가 유연하게 상하운동을 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발에 가해지는 피로가 줄어든다.
바닥 중창의 앞뒤 부분에 탄성이 뛰어난 파이론 소재의 ‘아치펄스’를 집어 넣은 것이 핵심이다. 지면을 디딜 때 리드미컬한 반발탄성을 제공해 발 아치를 탄력적으로 살려주는 원리다. 고급 승용차에 사용되는 독립식 서스펜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치 프로텍터 기술은 걸을 때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고 뒤틀리는 현상을 방지해준다. 독립된 구조물이 발의 외전운동(복숭아뼈를 기준으로 발이 밖으로 틀어지는 현상)을 방지해 안정성을 높여준다.
북유럽 스타일 아웃도어 노스케이프의 ‘멀티 트레일 러닝화’는 미드솔에 CTS 기술이 적용됐다.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족저압을 분석해 설계에 반영한 기술이다. 미드솔에 적용된 이중구조의 경도가 발꿈치에서 발가락까지 내딛는 속도는 완화해주고 추진력은 강화시킨다. 지면이 고르지 않은 길에서 받는 충격을 고르게 분산시켜 주기 때문에 편하고 안전하다.
라푸마의 ‘Fx 라이트 핏’에도 첨단 과학이 녹아있다. 이 신발은 폴리우레탄 소재를 사용한 벌집구조 디자인 설계가 특징이다. 외부 충격을 반사시켜 발을 보호해준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