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5>안전띠 착용률 살펴보니
■ 안전띠 착용률 1위 완도
단속 강화 이후 의식 많이 바뀌어… 도심보다 외곽지역 준수율 높아
경찰 “습관화될 때까지 계속 단속”
지난달 14일 오후 전남 완도군 완도읍 중앙시장 앞에서 만난 택시운전사 신복길 씨. 신 씨는 평소 안전띠를 매고 운전을 하는 게 습관이 돼 있다. 완도=김성모 기자 mo@donga.com
기자는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14일 낮 12시 반경 완도군 완도읍 죽청리 엄목교차로를 찾았다. 이곳은 완도 읍내로 가는 주 진입로로 이 지역에서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곳이다. 1시간 동안 해남 방향으로 나가는 총 163대의 차량 가운데 118대(72.39%)의 운전자가 안전띠를 착용했다. 전국 평균 착용률(69.96%)을 상회한 수치다. 군내리에 거주하는 김연숙 씨(37·여)는 “최근 경찰 단속이 강화돼 안전띠를 잘 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읍내에 있는 완도초등학교 앞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1시간 동안 이곳을 통과하는 차량 190대를 살펴본 결과 운전자가 안전띠를 맨 차량은 106대(55.78%)에 그쳤다. 특히 다수의 택배 등 화물차 운전사들이 안전띠를 매지 않고 운전했다. 완도에 사는 40년 경력 택시운전사 김영일 씨(70)는 “안전벨트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 무관심하다. 단속을 해도 그때뿐이지 느슨해지면 금방 또 안 맨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처 정관목 교수는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시속 10km만 넘어가도 운전자가 스스로 몸을 통제할 수 없고 사고 시 차 내부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일시적인 단속을 통해 안전띠 착용률을 높여도 단속을 하지 않으면 금세 떨어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단속 및 계도 활동과 함께 운전자 스스로 안전띠가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완도=김성모 기자 mo@donga.com
■ 안전띠 착용률 꼴찌 합천
징수원 “그나마 많이 나아진 것”
지난달 12일 경남 합천 해인사 요금소에서 한 트럭 운전사가 안전띠를 매지 않은 채 진입하고 있다. 합천=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해인사 요금소에서 7년째 통행료 징수원으로 일하고 있는 방경숙 씨(44)는 “7년 전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사람들이 안전띠를 거의 매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나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읍의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같은 날 읍내 합천시장 앞에서 1시간 동안 상인과 손님들의 차량을 살펴본 결과 186명 가운데 54명(29.03%)만이 안전띠를 착용했다. 자리를 옮겨 군청 앞길에서 1시간 동안 살펴보니 96명 가운데 안전띠를 맨 사람은 42명(43.75%)이었다. 이날 합천군 내 총 3곳에서 안전띠 착용률 실태를 살펴보니 372명 가운데 150명만 안전띠를 매 착용률은 40.32%에 그쳤다. 전국 평균보다 29.64%포인트가량 낮은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합천군의 인구는 5만290명, 차량 등록대수는 2만487대이다.
합천시장에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고 운전하다 내리는 운전자들과 접촉해 봤지만 대부분 인터뷰를 회피했다. 합천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김모 씨(48)는 “운전 경력 30년이 됐는데 습관이 안 돼 지금도 (안전띠를) 거의 안 맨다”며 “도시와 다르게 이곳은 (읍내에서) 이동거리가 짧고 속도도 내지 않기 때문에 안전띠를 매지 않아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다들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