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신당 후폭풍]
장고하던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5선)이 5일 오전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선언 장소가 문제가 됐다. 국회 최고중진연석회의 자리였는데 이곳에는 앞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정병국 의원(4선)이 있었다.
발언 기회가 오자 자리에 선 남 의원은 “당의 요청과 도민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며 “제 모든 것을 걸고 정정당당하게 승리하겠다”고 했다. 정 의원도 박수를 쳤지만 씁쓸한 표정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은 원희룡 전 의원과 함께 ‘남원정’으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소장파 3인방. 이제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두고 치고받는 승부를 벌이게 된 것이다. 정 의원은 한 방송에서 “처음에 나보고 도지사 나가라고 했던 사람도 남 의원이었다. 조금 거북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선 전남도지사 후보를 둘러싸고 이낙연(4선), 박지원 의원(3선)이 충돌했다.
이 의원은 5일 전남도청 기자실을 찾아 “박 의원은 ‘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신당 후보를 이기지 못한다면 내가 나설 수 있다’는 이른바 중진 차출론을 수도 없이 반복해놓고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통합하기로 한 뒤에는 이를 해괴한 논리로 뒤집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전날 전남도청 기자실에서 “전남도지사 출마 얘기는 하지 않았는데도 지지를 보내주니 책임을 강하게 느낀다”고 한 것에 반격을 가한 것.
이 의원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 시절 오랫동안 DJ를 취재한 기자였고, 박 의원은 DJ의 곁을 내내 지켜,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각별한 친분을 나눠온 사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일찌감치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박 의원이 각종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바람을 막아낼 나와 같은 중진 차출이 필요하다”며 출마를 시사하자 관계가 묘해졌다. 이 의원은 “나도 중진이며, 차출은 바람직한 용어도 아니다”라는 반박 성명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