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감사의 파격 행보에 술렁술렁
신수정 기자
최근 국민은행 감사위원회가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올라가는 모든 결재 서류를 정 감사를 거치도록 직무규정을 개정했습니다. 보통 시중은행의 감사는 기본사업계획 수립, 직원 징계 등 사전감사 대상으로 분류한 주요 업무를 주로 살펴봅니다. 행장의 모든 결재 서류를 사전에 감사가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정 감사의 ‘튀는’ 행보는 은행을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일부에서는 “은행장을 무시하는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고 비판합니다. 정 감사가 사전에 행장을 비롯한 은행 경영진과 아무런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직무규정을 개정하고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입니다. 한 임원은 “은행을 위한 정당한 감사권 행사라기보다는 행장을 좌지우지하기 위한 군기 잡기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은행장이든 상근감사위원이든 추락한 은행의 명성을 회복하고 ‘리딩뱅크’의 명예를 되찾는 게 공통된 목표일 겁니다. 대다수의 은행 직원들도 내부 불협화음이 지나쳐 고객에게 경영권과 감사권 충돌로 비치는 것을 가장 꺼리고 있습니다. 감사를 포함한 국민은행 경영진이 은행 쇄신의 제1원칙을 ‘고객 신뢰’에 두고 서로 소통하며 건전한 견제를 해 나간다면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요.
신수정·경제부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