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 나머지 문서 2건 진위도 도마에… 신빙성 추락, 증거 인정 못받을수도
5일 자살을 시도한 조선족 김모 씨(61)가 검찰 조사에서 중국 싼허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 문서를 위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나머지 두 건의 문서도 신빙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처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문서 1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마당에 나머지 2건의 문서를 누가 믿어 주겠느냐”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사건에서 위조 의혹을 받는 문서들은 모두 간첩 혐의를 받고 기소된 유우성 씨의 유죄를 입증할 핵심 증거인 북한 출입경 기록에 관한 것이다. 법원에 제출된 이 문서들은 ①허룽(和龍) 시 공안국의 ‘유우성 씨 출입경 기록’ ②유 씨 출입경 기록에 대한 허룽 시 공안국의 ‘발급확인서’ ③싼허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 등 3가지다. 이 문서들은 중국 주한대사관이 모두 위조됐다고 회신한 바 있다.
이 문서들은 유 씨가 2006년 5월 27일 북한으로 가 국가안전보위부의 지령을 받고 6월 10일 돌아왔다는 사실(문서①)과 이 같은 문서를 허룽 시 공안국이 발급한 사실이 있고(문서②), 변호인 측 자료는 합법적으로 작성된 자료가 아니라는 내용(문서③)이다. 1심에서 유 씨가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의 핵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가로 제출한 문서로 ③이 위조됐다면 ①②도 증거로 인정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검찰 진상조사팀은 이 문서들의 관인 원본과 각 문서의 발급 경위에 대해 중국에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했지만 중국의 협조 여부는 불투명하다. 특히 28일로 예정된 유 씨 재판 항소심 결심 때까지 문서의 진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