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술 마시다가 추워서…”
올해 1월 24일 오전 1시 전남 영암군 한 마을 앞 정자(亭子). A 군(18·고3) 등 친구 6명이 비닐로 가려진 정자 안에 들어가 맥주와 소주를 마셨다. 하지만 정자 안은 춥고 어두웠다. A 군 등은 휴지, 비닐봉지 등을 모아 정자 안에서 모닥불을 피웠다.
이들은 다음 날 오전 1시 같은 정자에 모여 나뭇가지 등을 태우며 술을 마셨다. 이들의 불장난은 26일 오전 1시에도 이어졌다. A 군 등은 동네 쓰레기장에서 백과사전을 주워와 1시간 동안 불을 피웠다. 문제는 나무로 된 정자가 불에 약했다는 점. 이날 정자 바닥은 3차례의 캠프파이어 탓에 가로 세로 20cm 크기의 사각형 구멍이 뚫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자 기둥으로까지 불이 번졌다.
당황한 A 군 등은 소변을 보고 남아 있던 술을 뿌리면서 간신히 불길을 제압한 뒤 달아났다. 이날 마을 주민이 정자가 불에 탄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정자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끝에 A 군 등을 붙잡았다. 불에 탄 정자의 수리비는 300만 원이나 됐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6일 정자에 불을 지른 혐의로 A 군 등 6명을 입건했다. A 군 등은 “술을 마시던 중 추워서 작은 불을 붙였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