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해커에… 2년만에 또 뚫려 주민번호-은행계좌까지 유출
국내 최대 정보통신업체인 KT 홈페이지가 20대 해커들에게 털려 가입자 12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KT는 인터넷에 떠도는 해킹 파일을 변형시킨 프로그램에 쉽게 뚫릴 정도로 홈페이지 보안이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6일 해킹프로그램을 만들어 KT 고객센터 홈페이지에서 1170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내 텔레마케팅업체 등에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해커 김모 씨(29)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경찰은 김 씨 등이 빼돌린 개인정보를 사들여 휴대전화를 파는 데 이용해 115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텔레마케팅업체 대표 박모 씨(37)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유포된 해킹 파일인 ‘파로스’를 변형한 신종 프로그램으로 KT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뒤 손쉽게 1170만 명의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은행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해킹했다. 박 씨는 이 정보들을 건네받은 뒤 텔레마케터에게 KT 직원을 사칭하게 한 뒤 주로 약정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어 “시세보다 싼 값에 휴대전화를 살 수 있다”며 1만1000대 이상을 팔아 11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 씨는 이 과정에서 30여억 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