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포디움에 오른 김연아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캐롤리나 코스트너(왼쪽부터). 사진제공=Gettyimages/멀티비츠
IOC 김연아 소트니코바
김연아(24)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패배했다고 인정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엉뚱한 기사가 논란을 부르고 있다.
IOC의 기사는 인스부르크 유스올림픽에서 눈에 띄었던 10대 후반의 젊은 선수들이 소치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기사 내용 중 소트니코바가 금메달, 김연아가 은메달을 차지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종목에 대해 의아한 내용이 서술되어 있는 것.
피겨스케이팅 종목에서 이슈가 된 선수는 당연히 상위권 유망주에서 일약 금메달리스트로 뛰어오른 소트니코바다. IOC는 소트니코바를 '금빛 소녀(Golden girl)'이라고 찬양하면서 "소트니코바는 2012년 인스부르크 유스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고 소개했다.
IOC는 "소트니코바가 당시 유스올림픽 홍보대사였던 김연아로부터 가치 있는 조언을 들었다(도움이 됐다)"라면서 "소치올림픽에 초점을 맞춘 소트니코바는 지난 몇 년간 기술과 체력, 정신력 면에서 눈에 띄는 향상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IOC는 "김연아가 소트니코바에게 패한 것을 인정했다"라고 서술한 것. IOC는 "김연아가 경기 후 '소트니코바가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기술이 매우 좋은 소트니코바를 이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쓰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는 그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 무대를 실수 없이 마쳤다는 사실에 만족한다"라는 이야기만 했을 뿐이다. 김연아는 그간 소트니코바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연아는 4일 열렸던 'E1 귀국 환영회'에서도 진행을 맡은 방송인 전현무가 여러 차례 소트니코바를 언급했음에도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봤을 때 기분이 어땠나'라는 질문에 비로소 "솔직히 어이없었다. 하지만 결과를 되새김질하진 않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연아는 "피겨 심판은 논란이 너무 많은 자리다. 나도 그중 하나가 되고 싶지는 않다"라며 심판이 될 생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연아가 소트니코바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이기기 어려운 선수다. 패배를 인정한다" 등의 말을 했다는 내용은 IOC의 기사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피겨팬들의 눈이 IOC를 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김연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캐롤리나 코스트너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