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회장 취임 약 4년 반 뒤인 2003년 2월 워커힐호텔 주식 변칙증여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첫 시련을 겪는다.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7개월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항소심과 상고심 형량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속 직후 해외 투기자본인 소버린자산운용이 SK㈜ 주식을 매집해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한국 내 일부 세력의 지원까지 받으며 SK를 공격한 소버린은 2년 3개월 후 1조 원 가까운 차익을 챙기고 한국을 떠났다. SK와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물질적 정신적으로 힘든 싸움을 벌였다. 두 번째 위기였다.
▷계열사 펀드 출자금을 파생상품 투자에 사용한 혐의로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된 최 회장은 세 번째 수난의 날을 보내고 있다. 2012년 1월 불구속 기소된 그는 지난해 2월 1심 선고공판에서 법정 구속됐다. 대기업 총수 비리에 반감이 큰 요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2017년 1월까지 형기(刑期)를 꼬박 채울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는 회장 직책만 남기고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나 등기이사 직에서 물러났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