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지방선거] “집단 휴진 자제를”… 협의체 제안 간첩증거조작 논란엔 특검 재요구
회견도 나란히 민주당 김한길 대표(오른쪽)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료계 휴진 사태 및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어떤 명분도 정당한 요구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우선할 수는 없다”며 의료계의 집단휴진 자제부터 호소했다. 이어 여야와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공공성 강화와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두 사람이 ‘국정원의 증거 조작 논란’보다 ‘의료계의 집단휴진 자제’를 기자회견의 제1 안건으로 내세운 것은 주목할 만하다. 통합신당이 ‘민생 정치’에 주력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공동기자회견에 합의하면서 의료계 파업 문제부터 다루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간첩조작’ 현수막 긴급수정 민주당 관계자가 9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공동기자회견 시작 전 급히 현수막 문구를 수정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왼쪽 사진은 수정 전.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인 변재일 의원은 “(간첩사건 피고인인) 유우성 씨가 간첩일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증거 조작 의혹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일각은 플래카드 책임자인 박용진 홍보위원장이 꼼꼼하게 챙기지 않아 실수가 벌어졌다면서 “민주당이 알아서 고쳤다”고 강조했지만 새정치연합 측 관계자는 “우리가 지적했다”고 다르게 설명했다. 이질적인 두 세력이 화학적 결합에 이르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날 회견 직후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국회 앞 설렁탕집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김 대표는 기자들의 첫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안 위원장에게 양보했고, 안 위원장은 “양측 실무선에서 논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불협화음을 지우려는 노력이 역력해 보였다.
길진균 leon@donga.com·배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