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체험 클리닉]<4>치아 신경치료
이진한 기자가 치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파노라마 X선을 찍고 있다(위쪽). 세라세진치과의원의 김세진 원장이 파노라마 X선 촬영 결과를 보면서 치아 상태를 설명해주고 있다(가운데). 본격적인 신경치료를 받고 있는 이진한 기자(아래쪽).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 첫째 주
첫날은 치아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파노라마 X선으로 치아 전체를 촬영했다. 김 이사는 단순히 충전작업(치아 때우기)만 할지, 신경치료와 같은 대공사를 할지 결정해야 했다. 신경치료는 치아 속에 충치로 손상된 신경과 혈관 등을 없애 더 이상의 통증이나 시린 증상을 없애는 시술이다. 1년 전에 충전했던 곳을 뜯어낸 뒤 치아 속을 살펴본 김 원장. 그는 “치아 안쪽에 충치균이 침범해 많이 썩은 상태”라고 말했다. 단순히 충전으로는 치료가 힘들고 안쪽에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위에 크라운을 덮어씌우는 대공사가 필요하다는 것.
김 원장은 치아 확대경으로 치아의 상태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이어 나갔다. 문제는 이렇게 신경치료를 받으면 치아의 수명이 평생을 못 간다는 것이다. 정말 신경치료 말고 때우는 방법 정도로 치아를 살릴 수는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충치균이 이미 안쪽에 깊숙이 자리를 잡았고 충치균이 치아 신경으로 계속 파고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방치하면 결국 심한 통증이 생겨 치아를 뽑아야 된다”고 말했다. 결국 첫날, 신경치료를 시작하여 치아신경 일부를 제거하고 임시로 치아를 충전했다.
#2. 둘째 주
치아 안쪽 부위의 임시 충전물을 드릴로 제거하며 신경치료가 계속 진행됐다. 마취주사를 놓은 뒤 아직 남아 있던 치수를 완전히 제거하고 크라운을 씌우기 위한 기초 공사를 받았다. 치료 중 뼈와 귀를 타고 전해오는 치아 깎는 소리가 참기 힘들었다. 이런 느낌이 싫어 사람들이 치과를 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료 뒤 혀로 어금니를 접촉하니 큰 구덩이가 파인 느낌이다. 충치가 깔끔히 제거된 상태였다. 이 구덩이 속을 레진코어라는 치아보강재로 밀봉했다. 신경치료는 20분 정도 진행됐다.
결국 한쪽 어금니는 신경과 혈관이 없는 치아가 됐다. 신경과 혈관이 없는 치아는 혈관을 통한 영양 공급이 없기 때문에 결국 푸석푸석하게 돼 쉽게 상한다. 더구나 음식물을 씹을 때 마모되는 정도는 더욱 크다. 이렇게 치아가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 또는 세라믹으로 만든 크라운을 씌운다. 잘만 관리하면 15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
#3. 셋째 주와 넷째 주
넷째 주에 비로소 치아 위에 크라운을 씌웠다. 크라운은 크게 세라믹과 금니가 있다. 치아의 마모를 가장 적게 하는 재질이 금니다. 세라믹은 치아와 비슷해서 미용적인 측면이 장점이어서 여성들이 많이 선택한다.
음식이 잘 씹히는지 아랫니 치아와 맞물리는 정도를 알기 위해 금니를 끼웠다 빼기를 반복한 뒤 금니 표면을 가공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