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날선 氣싸움… 美합참의장 “군사개입 배제 안해”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의 운명이 걸린 크림자치공화국 주민투표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에 “크림 반도를 합병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일부인 크림 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만들려고 하거나 크림 반도에서 군사적 도발을 계속한다면 외교적 해법의 길은 닫힐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는 외교적 최후통첩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8일 미 PBS와의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에 의무를 이행해야 할 상황이 오면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개입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미국과 합의했던 핵무기 감축 사찰을 중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찰은 2010년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 러시아가 미국과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과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맺은 빈 협정에 따른 것이다.
9일 우크라이나를 탄생시킨 민족 영웅이자 시인 타라스 셰프첸코(1814∼1861)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전국에서 “러시아군 철수”를 외치는 반러 시위가 벌어졌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키예프에서 열린 집회에서 “(크림은) 우리의 땅이며 한 치도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야체뉴크 총리는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크림 위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