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현실 사이 불균형, 투자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에서 전 세계 22개국 고액자산가 1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평균 약 2억 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액자산가 500명이 설문에 참여했습니다.
기대치는 높은데 투자는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응답이 많습니다. 한국 응답자의 61%는 “올해 투자를 작년보다 더 보수적으로 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미국(45%), 유럽(52%)뿐만 아니라 전 세계 평균치인 52%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이처럼 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큰데 공격적인 투자는 피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 보니 “아마 올해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부정적인 응답을 한 투자자의 비율도 32%로 전 세계 평균치(18%)보다 크게 높았습니다.
어느 정도 기대를 가지고 증시에 투자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목표한 수익률이 높으면 한 해가 끝났을 때 수익을 내고도 실망감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 연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국내 증시 투자 환경은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지 않고서는 5% 이상의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투자자들이여, 기대치를 조금만 더 낮춰보면 어떨까요.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