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불펜 등 탈바꿈…안지만 등 불펜피칭 만족
“땅이 파이지 않으니까 좋네요.” 삼성 투수 안지만은 11일 대구구장에서 불펜피칭을 한 뒤 왼발을 내딛는 땅이 파이지 않자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구구장에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사용하는 흙이 깔렸다. 불펜뿐 아니라 마운드와 타석의 흙도 마찬가지. 대구는 인조잔디구장인 까닭에 내야 전체를 덮지는 못하지만, 1∼3루 주변도 같은 흙으로 교체됐다. 그동안 국내서 흙이 가장 잘 파이는 곳으로 소문났던 대구구장 그라운드가 완전히 탈바꿈했다.
그러나 새로 깐 흙은 딱딱해서 잘 파지지 않는다. 스파이크 징 자국만 찍힐 뿐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투수는 아무래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다들 새로 교체된 딱딱한 흙을 좋아하더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나가보면 ‘우리는 왜 저런 흙을 깔지 못할까’라며 부러워했는데 우리도 이제 메이저리그식 흙으로 교체하게 됐다”며 반겼다. 류 감독의 말처럼 삼성 투수들은 대부분 새로 교체된 흙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장원삼처럼 땅이 많이 파이는 마운드를 선호하는 투수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장원삼은 “난 선발투수라 경기 시작 전 미리 파놓고 시작하면 된다”며 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식 흙으로 교체된 구장은 지난해 대전구장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에는 대구구장뿐 아니라 잠실구장과 마산구장도 동참했다. 이렇다보니 새로운 흙에 대한 적응 역시 올 시즌 미묘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 포수 이정식은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SK전 3회초 투수 차우찬의 원바운드 투구를 블로킹하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높게 튄 공이 어깨 위로 넘어가는 바람에 실점을 하기도 했다.
대구|이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