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 법정관리 신청'
3000억원대 대출사기 사건에 연루된 KT ENS가 만기 기업어음 491억 원을 상환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KT ENS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하나은행을 비롯한 KB국민·농협은행 대출 사기 피해 은행은 대출금을 회수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기업어음은 루마니아에서 진행 중인 태양광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1차 책임자인 특수목적법인(SPC)이 상환하지 못하면 KT ENS가 지급하게 돼 있다. 지난달 20일 KT ENS는 453억원어치의 기업어음 상환 요청을 받아 자체 자금으로 상환한 바 있다.
강석 KT ENS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올해 막아야 할 빚만 1500억원에 이른다"며 "회사 자체적으로 빚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모 기업인) KT에 자금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T 자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 ENS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자사 직원이 연루된 사상 최대 대출사기 사건의 여파 때문이다. 대출사기 사건 이후 금융권이 KT ENS에 대한 대출을 기피하면서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 대표는 "대출 사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구조다. 그러니까 루마니아 사업도 17차례나 만기 연장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루마니아 태양광 사업도 2~3년 뒤면 수익 발생이 예상돼 포기할 계획이 없다"라고 했다.
앞서 KT ENS의 직원 김모 씨와 이 회사 협력업체 N사 대표 등은 허위 매출 채권을 발행하는 수법으로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수천억원을 대출받았다.
은행들이 KT ENS 협력업체에서 만든 특수목적법인에 대출해주고 받지 못한 잔액은 하나은행 1624억원, 농협과 국민은행 각각 296억원 등 2100억원과 10개 저축은행 8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은행들은 KT ENS 납품업체가 매출채권을 위조하는 과정에 KT ENS 직원이 연루됐기 때문에 소속 기관인 KT ENS가 책임을 지고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KT ENS는 직원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 책임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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