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간다, 도시가 산다]<12>한화L&C 세종사업장
한화L&C는 세종시 지역에서 50년 가까이 사업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의지할 수 있는 듬직한 이웃으로 자리 잡았다. 왼쪽 사진은 2012년 10월 지역 주민의 집을 수리해 주는 직원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4월 대전야구장에 초청된 지역 아동들. 한화L&C 제공
소 주임은 지역의 사회복지사들 사이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창호 교체, 장판 시공, 지붕 수리 등 그를 통하면 안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복지사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지다 보니 강원, 대구 등 수백 km나 떨어진 곳에서도 연락이 오는데 지역 사회 우선 원칙 때문에 도와줄 수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 50년 함께한 든든한 이웃
한화L&C는 이 지역에서 50년 가까이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의 든든한 이웃으로 자리 잡았다.
소 주임은 “장판 시공, 화장실 보수, 싱크대 수리, 지붕 개량, 누수 방지 등 할 수 있는 일이면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며 “이장님과 복지사들 사이에서 ‘한화에 요청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해는 경찰서의 요청으로 지역 홀몸노인 300명에게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배포해 급박한 상황이 닥치면 지체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L&C는 보다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하기 위해 2002년부터 팀별로 하나씩 지역 단체와 결연을 맺고 후원을 하는 ‘1+1 밝은 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장애인시설을 찾아 목욕 봉사를 하고, 지역 아동과 함께 대전야구장을 찾아 한화 이글스 경기를 관람하기도 한다. 사회공헌기금은 원하는 임직원에 한해 계좌당 매달 500원의 기부를 받고 회사에서 이 금액의 150%를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조성한다. 1인당 평균 18계좌(매달 9000원)를 후원한다고 한다.
○ 지역과 함께 성장
한화L&C 세종사업장의 전신은 1966년 세워진 대한플라스틱 폴리염화비닐(PVC) 공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플라스틱을 가장 먼저 생산한 곳 중 하나여서 공장 준공 때 박정희 전 대통령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건자재를 생산하는 ‘L-Tech’ 사업장과 자동차 및 전자 소재를 만드는 ‘C-Tech’ 사업장 두 곳이 가동 중이다.
인근 세종하이텍고 학생들의 꿈도 이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다. 한화L&C는 이를 감안해 방학 때 희망 학생들을 초청해 일주일 동안 연수 기회를 준다. 1월에도 8명이 공장에 다녀갔다. 한화 관계자는 “지역 출신을 가급적 뽑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직원 720명 중 90명 정도가 부강공고(세종하이텍고의 옛 이름) 출신”이라고 말했다.
○ 세종 발전 전략의 토대
세종시는 2012년 7월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충북 청원군 일부가 합쳐져 탄생했다. 정부 부처가 이주하면서 만들어진 행정중심복합도시지만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튼튼한 산업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라 최근 첨단업종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세기 동안 자리를 지켜 온 한화L&C 세종사업장은 이 같은 성장 전략의 듬직한 토대다. 세종시 지역경제과 이권화 사무관은 “신지역특화산업으로 자동차 부품과 바이오 소재를 정했는데 여기에는 첨단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한화L&C 세종사업장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한화L&C 세종사업장은 연간 지방세 약 12억 원을 납부하고 있는데 이는 세종시 소재 기업 중 가장 많은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