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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넷, 팬 둘 “대∼한민국” 원정길 외롭지 않았던 포항

입력 | 2014-03-13 07:00:00

오택상 선교사(맨 오른쪽) 가족은 부리람에 사는 유일한 한국인 가족이다. 황선홍 감독의 열혈 팬인 오 선교사는 포항 구단 초청으로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포항을 응원했다. 부리람(태국)|남장현 기자


교민 가족 4명·여행객 2명 부리람전 열띤 응원

포항 스틸러스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2차전 경기가 열린 11일 부리람의 아이(I) 모바일 스타디움. 태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 그래서 좀처럼 교민들을 볼 수 없었던 이곳에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한국인 가족이었다. 서울 강동구의 한 교회에서 파송된 오택상(44) 선교사와 아내 주수현(32) 씨, 딸 예슬(8), 예민(7)이는 부리람 내 유일한 한국인들이다. 이렇게 4명이 거주한다. 이곳에서 60km 떨어진 곳에 2명의 교민이 더 살고 있다.

이날 포항 구단 초청으로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오 선교사와 포항의 인연은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됐다. 포항 선수단이 부리람 원정을 떠나기 이틀 전인 7일, 포항 구단 사무국에 국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포항이 부리람 원정을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식구가 도울 일이 있으면 꼭 돕고 싶다.”

사실 짧은 원정길이었던 만큼 포항이 크게 도움 받을 일은 없었다. 하지만 자신들을 향한 호의가 너무 고마웠다. 낯선 땅, 그곳에서도 외진 지역에서 봉사하는 삶을 사는 아름다운 가족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 포항은 AFC 규정에 따라 홈팀이 원정 팀에 제공하는 입장권을 오 선교사에 전달했다.

오랜 축구팬인 오 선교사 가족은 5년 전 태국에 건너왔다. 부리람에서 사역한지는 올해로 3년 째. 공교롭게도 K리그 팀들의 부리람 원정이 본격화된 시점이었다. 힘들 법도 한데 그는 “괜찮다”고 했다. 한국 축구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전북 현대, 작년 FC서울이 부리람 원정을 왔을 때도 조용히 입장권을 구입해 응원했다. 그런데 포항에 연락한 이유가 있었다. 오 선교사는 포항 황선홍 감독의 열렬한 팬이었다. “포항과 황 감독이 여길 온다는 게 너무 반가웠다.”

예상대로 부리람 원정 열기는 엄청났다. 하지만 작은 “대∼한민국” 외침도 있었다. 선교사 가족 이외에도 2명의 한국인들이 더 있었다. 방콕에서 여행 중인 두 명의 포항 팬들이 합류했다. 6명 vs 2만4000명. 숫자는 적었어도 포항은 외롭지 않았다.

부리람(태국)|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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