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최연소 사령탑인 LG 김기태 감독이 또 한번 창의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수들이 단 한 경기라도 더 많이 뛰어볼 수 있도록 1군 선수단을 A팀과 B팀으로 나눠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모두 시범경기를 치르게 하는 팀 운영안이다. 스포츠동아DB
■ LG, 시범경기서 A팀·B팀 이원 운영
“많이 던지고 많이 치는 게 시범경기 목표”
A팀은 13·14일 대구구장서 삼성 1군 상대
정의윤·오지환 등 B팀은 삼성 2군과 경기
두꺼워진 전력…유망주들 1군 경험 기회
LG 김기태(45) 감독은 프로야구 최연소 사령탑답게 매우 창의적 스타일을 보인다. 봉중근의 마무리 변신, 정성훈의 1루수 이동, 문선재의 외야 겸업 등 포지션 파괴도 망설이지 않는다. 김 감독은 2014년 시범경기에서 1군을 2개 팀으로 나누는 또 하나의 매우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마디로 기상천외한 팀 운영이다.
김기태 감독은 1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NC전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선 선수들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 목적이다. 투수들도 공을 많이 던지고, 야수들도 타석에 많이 서야 한다. 팀을 2개로 나눴다. 13∼14일 한 팀은 대구구장에서 삼성 1군, 다른 한 팀은 경산(볼파크)에서 삼성 2군과 경기를 한다”고 밝혔다.
1·2군 개념이 아니다. ‘A팀’과 ‘B팀’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다. 지난해 4번타자로 활약한 외야수 정의윤, 주전 유격수 오지환 등이 B팀에서 경기를 할 예정이다. 봉중근, 우규민 등은 B팀에서 대학팀들과의 연습경기에 등판한 뒤 A팀에 합류했다. LG는 퓨처스리그 시범경기 개막 이전까지 계속 대학팀들과의 연습경기 일정을 잡아놓았다.
LG는 이진영, ‘큰’ 이병규(9번), ‘작은’ 이병규(7번), 박용택 등 풍부한 외야자원을 갖추고 있다. 유격수로도 노장 권용관과 부상에서 복귀한 박용근을 테스트하고 있다. 정의윤, 오지환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도 B팀에서 뛰며 더 많은 실전을 경험하고 있다. 베테랑 임재철도 B팀에서 뛸 예정이었지만, 다리 근육통으로 빠져 있는 상태다.
● 두꺼워진 선수층과 자신감
● 유망주들의 1군 경험은 보너스
김기태 감독은 “유망주들도 A팀에서 선배들이 던지고 타격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공부가 된다. 나눠서 시범경기를 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이득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시즌 말 엔트리가 확대되기 전까지는 유망주들이 1군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다. 직접 경기에 나서지는 못하더라도 1군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은 당장의 성장과 더불어 훗날의 1군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의 혁신적 아이디어는 일거양득의 포석인 것이다.
창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