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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켓 뷰]‘떠오르는 해’ 中 리스산업 주목하라

입력 | 2014-03-13 03:00:00

정부서 세제혜택 주며 적극 육성… 지난해 357조 원 시장으로 성장
中업체 외자도입 움직임 적극 활용… 실력있는 현지파트너와 손잡고
규제 적은 ‘융자리스’부터 접근을




중국에서는 요즘 리스산업이 뜨고 있다. 상하이 자유무역구에서는 춘제(春節) 휴가가 끝난 다음 날인 2월 8일 하루에만도 9개의 업체가 영업 허가를 받았고, 차기 자유무역구들에서도 앞 다퉈 리스업 관련 정책을 발표하며 리스업체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의 리스업체 수는 560개에서 1026개로 거의 2배로 증가했으며, 시장 규모도 1조5500억 위안(약 263조 원)에서 2조1000억 위안(약 357조 원)으로 35% 이상 성장하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되었다. 중국에서는 이제 리스산업을 ‘조양(朝陽)’, 즉 뜨는 산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중국 리스산업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중국의 리스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정부와 시장이 리스산업의 필요성을 간절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방정부와 국가 소유 기업들은 주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금융수단을 다변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또 리스 거래로 재무구조를 변경해 성과 지표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 중소기업 역시 은행 대출만으로는 경영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니 리스를 통해 사실상 융자를 받는 효과를 내려 한다.

리스산업이 중국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중국 정부에서는 매우 적극적으로 리스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 영업세와 증치세(일종의 부가가치세) 조정 과정에서 비과세 대상이었던 매각 후 재임대(Sale and Lease Back) 자산이 과세 대상으로 바뀌며 리스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정부는 4개월 만에 다시 비과세로 변경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세제 개편안을 원상 복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리스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정순원 HMC투자증권 북경대표처 수석대표

상하이(上海)자유무역구(외국인 사업자의 직접투자를 허용하고 관세, 서비스 산업도 개방하는 경제자유화지역)에서는 외국계 리스업체가 유가증권, 파생상품 및 위탁 대출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조건만 만족하면 자유롭게 해외에서 자금을 차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위안화 환율과 이자율을 시장에 맡기는 등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을 검토 중이다. 이에 외국계 및 중국·외국계 합자 리스업체들이 대규모로 상하이에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현황과 발전 양상은 중국 진출 계획을 가진 국내 금융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중국 리스업에 진출하려고 한다면 고정 거래층을 가진 실력 있는 현지 파트너와 손을 잡아야 한다. 중국 진출 초기부터 안정적으로 기반을 다지고 파트너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면 확실히 중국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무역구에서는 외국계 업체들과 손을 잡고 사업을 벌이고 싶어 하는 중국 현지 기업이 많다. 외국계 업체들은 해외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사업 면허 종류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리스사업 면허는 크게 금융리스와 융자리스로 나뉘는데, 금융리스는 사업영역이 넓은 대신 규제가 많고 융자 리스업은 규제가 적은 장점이 있는 대신 사업영역은 다소 좁다. 한국업체의 경우 우선 규제가 적은 융자 리스업에 진출한 이후 시장상황에 따라 금융리스업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여러 모로 쉽다.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은행의 현지화 영업 전략에도 리스산업 확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현지 영업에 있어 예대비율 제한 등 각종 규제에 직면하거나 전국 영업을 위한 지점 확대 등에 한계가 많은 한국계 은행 입장에서는 그룹 내 캐피털사와 중국 현지 업체 간 합자를 통한 리스사업 확대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전국에 진출하려는 중국의 도시 지방은행들 역시 리스라는 도구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합자 리스사를 통해 현지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영업 확장의 문제도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정순원 HMC투자증권 북경대표처 수석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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