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위, 개선-보완책 市에 건의
그러나 청계천의 원형 복원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청계천은 원래 평상시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乾川)이어서 한강 물과 지하수를 끌어와 하루 12만 t을 흘리고 있다. 장충단공원에 있는 수표교의 경우도 교각과 상판 훼손이 심각해 원래 자리에 복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 예산 등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상태여서 섣부른 추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자문위원회인 청계천시민위원회(위원회)는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개선·보완책을 담은 ‘청계천 역사성 및 자연생태성 회복안’을 12일 발표하고 시에 건의했다.
청계천의 대표 다리였던 조선시대 수표교는 원래 위치로 돌려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하자고 제시했다. 수표교는 1958년 복개공사 당시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다.
위원회는 청계천 용수공급에 드는 유지관리비 18억 원을 절감하기 위해 한강원수를 점차 줄이고 유출지하수와 청계천 상류 지천 계곡수를 청계천 유지용수로 활용할 것을 건의했다. 이를 위해 청계천 상류 지천 중 우선 백운동천과 삼청동천의 물길을 복원하자고 주장했다.
이 밖에 청계천 보도 폭을 넓히고 보차혼용도로를 조성하는 등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조성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모전교, 광교, 삼일교 등 청계천로 교차로 14곳에 크로스형 횡단보도를 설치해 동서 및 남북 방향 보행 네트워크를 조성하자는 것.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위원회의 제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위원회 및 시 내부 회의에서도 청계천 재공사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큰 틀에서 위원회의 방향에 공감하며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부분은 올해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며 “논란이 예상되는 수표교 중건과 백운동천, 삼청동천 물길 회복 등은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