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몰며 美금융사 직원 행세 “돈 불려줄게” 여성 5명에 6억 사기
“미국 대형 금융사 뉴욕지사에서 한국으로 파견 왔어요.”
남모 씨(35)는 지난해 9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A 씨(35·여)에게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키 173cm에 평범한 외모의 남 씨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부모님은 이탈리아에서 사업을 한다”며 여성들의 호감을 샀다. 람보르기니와 포르셰, 벤츠 등 고급 외제차를 돌아가며 타는 그는 누가 봐도 ‘백마 탄 왕자’였다. 남 씨는 인터넷 채팅이나 서울의 클럽에서 사귄 여성 5명에게 “미국 금융사는 고객 예치금이 많을수록 퇴직금을 더 많이 준다. 곧 다른 외국계 투자회사로 이직할 예정인데 내게 돈을 맡기면 불려서 돌려주겠다”며 총 6억6000여만 원을 받아냈다.
여성들은 금융전문가라는 남 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대출까지 받아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자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남 씨는 지방 출신의 ‘백수’였다. 외제차 역시 데이트 때마다 지인에게 잠시 빌린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