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기자
이 화환은 지난달 25일 필리핀 세부발 인천행 에어아시아제스트 항공 소속 여객기가 기상 문제로 인천공항에 내리지 못하고 제주공항으로 갔다가 회사의 운영 미숙으로 4시간 동안 기내에서 발이 묶였을 때 피해를 봤던 승객들이 놓아둔 것이다. 피해자모임 대표 구상회 씨는 기자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공식적인 사과나 적정한 피해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항공사에 신규 노선 취항을 허용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지난달 26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외국계 LCC 피해구제 접수 건수에서 34.88건(10만 명당 접수 건수)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에는 필리핀 민간항공국(CAAP)이 안전규정을 위반했다며 운항을 일시 정지시켜 휴가 시즌 필리핀을 찾았던 한국인 승객 수천 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에어아시아제스트로서는 피해 승객들이 남의 잔치에 와서 재를 뿌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혹시라도 이런 생각이 있다면, 노선을 늘리는 노력을 하기에 앞서 진정성 있는 보완 대책을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부터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강홍구·산업부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