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우근민 측 “경선 불참”… 탈당 시사

입력 | 2014-03-14 03:00:00

[달아오르는 지방선거]
‘제주 100% 여론조사’ 룰 강력반발
원희룡 “환영… 16일 출마 선언” 여성 전략공천 지역은 결론 못내려




새누리 경선룰 진통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운데)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낸 문서를 들여다보고 있다. 중앙당 공천관리위는 이날 새벽 제주도지사 경선을 100% 여론조사만으로 실시하기로 확정했다. 황 대표 왼쪽과 오른쪽은 심재철, 이혜훈 최고위원.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하는 이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누리당은 제주도 경선 방식을 100% 여론조사 경선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13일 새벽까지 마라톤 회의를 연 끝에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내린 결론이다. 우근민 현 지사가 지난해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당원 1만7000여 명을 이끌고 입당해 ‘당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며 배수진을 친 원희룡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힌 뒤 이날 급히 제주로 내려간 원 전 의원은 16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원 전 의원은 이날 “모든 것을 던져 앞으로 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반면에 우 지사 측은 “당원을 많이 가입시킨 것은 당을 위한 일이었는데 오히려 역차별을 받았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연가를 낸 우 지사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우 지사 측은 “경선 불참은 14일쯤 선언할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바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여권 지지층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아 새누리당으로서는 본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가 100% 여론조사 경선을 수용한 것은 ‘철저히 3분할된 제주 표심(票心)’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구 60여만 명의 제주도 유권자 수는 대략 46만2000명. 흥미로운 부분은 역대 대선에서 제주도에서 승리한 후보의 소속 정당에서 예외 없이 대통령이 배출됐다. 충북과 더불어 민심의 풍향계에도 곧잘 비유된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제주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이기며 얻은 득표율은 50.46%로 전국 득표율 51.55%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주는 우근민 김태환 신구범 등 이른바 ‘제주판 3김(金)’이 1995년 이후 도지사 직을 독점해 왔다. ‘괸당(혈연관계 우선주의)’이라는 독특한 문화 탓에 3개 정파 간 이해관계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언제까지 기존의 3분할 구도에 갇혀 있을 수 없다”며 “제주 정치 지형 자체를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안에 제주도4·3사건 희생자 추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최종 선포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제주에서 내달에 열릴 ‘4·3 희생자 추념일’은 국가기념일로 치러지는 첫 행사로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여권이 이 행사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 여부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6·4지방선거에서 서울 서초 강남 광진 용산 금천구를 여성 기초단체장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하려 했으나 내부 반발로 보류했다. 당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은 “많은 문제 제기가 있어 다시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선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