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2014시즌 한화는? 표면과 내면 동시 변화
선수들 경쟁 통해 긴장감↑, 집중력↑
선수만? 코치들도 바뀌어야 산다!
한화가 달라졌다. 시범경기를 통해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팀 방어율은 2점대 초반(2.38)이다. 불펜의 약진이 돋보인다. 홀드가 벌써 5개로 ‘튼튼한 허리’를 자랑하고 있다. 타자 쪽에선 정현석, 고동진, 김회성 등이 두각을 나타내며 경쟁구도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정근우(32)와 외야수 이용규(29)가 이적해오면서 생긴 긍정적 효과다. 표면적 변화뿐 아니라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더불어 코치들의 자세도 바뀌었다.
● 김응룡 감독 “선수들 태도가 달라졌다”
김응룡 감독은 ‘한화가 달라졌다’는 말에 빙그레 웃었다. 역시나 “아직 멀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내심 흡족한 눈치다. 단순히 대폭적인 전력보강 때문만은 아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잡담을 안 하고 경기에 집중한다. 불펜에서도 투수들이 준비를 하면서 그라운드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고 들었다”며 “그럴 수밖에 없다. 투수들은 (시즌이 시작되면) 절반 이상이 (2군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해태 시절부터 선수간 경쟁을 통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안주하면 이름값에 상관없이 기용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한화 사령탑이 돼서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경쟁을 해야 강팀이다. 우리 팀은 아직 선수들의 실력차가 큰데,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더 줄어야 한다”며 “작년에는 선수가 너무 없었는데, 올해는 용병 3명에 (정)근우, (이)용규가 들어오고, 신인도 괜찮은 선수가 2~3명 보인다. 이제 살아남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만 바뀐 게 아니다. 코치들도 변했다. 정민철 투수코치가 대표적이다. 정 코치는 무너진 마운드를 뼈대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어려운 직책을 맡고 있다. 특히 한화 마운드는 류현진(LA 다저스)이 떠난 뒤 ‘빈 집’이 됐다. 머릿속이 복잡한 정 코치는 겨우내 책도 읽고, 주위에 조언도 구하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그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그동안 우리 투수들이 못 던지면 결과에 대해 나무라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볼넷을 주면 화가 나서 ‘볼넷을 주지 마’라고 윽박을 질렀다”며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선수 스스로가 잘못을 잘 알고 공을 어떻게 던질지 고민하는데, 그 전에 내 지적이 주입되다보니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부정적 조언이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배웠다. 지금은 결과가 나오면 그 부분에 대해 투수들과 상의하고 함께 해결책을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정 코치의 지도방향이 바뀌자 투수들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 시즌 9이닝당 평균 볼넷이 9개 팀 중 최다(4.24개)였던 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올해 시범경기에선 향상된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 코치는 “제구는 기술이 아닌 멘탈이 90%”라며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 잘 해주고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 멘탈이 달라진 한화의 2014시즌은 어떨까?
정민철 코치의 말처럼 야구는 단순히 기술 발현의 스포츠가 아니다. ‘멘탈 스포츠’라고 할 만큼 심리적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시즌 70홈런을 친 마크 맥과이어도 “사람들은 모두 내 육체를 보지만, 난 두 팔보다 마음을 더 사용한다”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전력보강에 따른 외형적 변화뿐 아니라 선수와 지도자의 마음가짐 또한 달라진 한화다. 2014시즌 비상을 꿈꾸는 한화의 가장 큰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