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대법관 발탁 놓고 경쟁… 김황식 낙점 2007년 金대법관, 朴 상지대 이사직 박탈 판결 2011년 朴시장 “무상급식 지원” 金총리 압박
박원순
두 사람이 처음 부딪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월, 변재승 대법관의 후임 인선에서였다. 법원 내부에선 광주지법원장이던 김 전 총리가 물망에 올랐고, 외부에선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이던 박 시장이 추천을 받았지만 두 사람 모두 대법관에 임명되지 못했다. 같은 해 10월 퇴임한 유지담 윤재식 이용우 대법관의 후임 인선 때도 두 사람은 후보로 거론됐다. 법원행정처 차장이던 김 전 총리는 대법관이 됐지만, 박 시장은 다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김 전 총리가 대법관이던 시절 두 사람의 악연은 계속됐다. 김 전 총리는 교육계 최대 이슈였던 ‘상지대 임시이사’ 사건의 주심이었고, 박 시장은 당시 상지대 정(식)이사였다.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임시이사들이 박 시장 등을 상지대 정(식)이사로 임명한 것이 정당한지 가리는 사건이었다. 2007년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시이사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어서 무효”라고 선고했고, 이로 인해 박 시장은 이사 자격을 잃었다.
당시 여권 일각에선 서울시장 후보에 김황식 카드가 거론되긴 했지만 김 전 총리는 손사래를 쳤다. 서울시장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으로 정리되면서 두 사람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인 2011년 11월 국무회의의 주재자와 고정 참석자로 다시 만났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종종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는 시정을 제대로 펼치기 어렵다”며 무상보육 확대 등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구했다.
김 전 총리는 출마를 권유하는 여권 인사들에게 “출마한다면 박 시장 같은 사람의 재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김 전 총리는 박 시장과 여러 차례 얽히면서 나름의 평가를 내렸고, 그것이 출마의 직접적인 이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