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장 채명신/박경석 지음/465쪽·1만5000원·팔복원
군장병뿐 아니라 국민까지 ‘대한민국 참군인’으로 추모하게 된 채명신의 생애를 기록한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올곧은 군인을 넘어 전쟁영웅으로서 채명신을 만나게 된다. 광복 이후 이북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월남한 뒤 공산주의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염원으로 국방경비대 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의 전신)에 투신한다. 그는 이후 제주도4·3사건부터 38선 교전, 태백산 공비토벌작전, 6·25전쟁, 베트남전까지 무수한 전투를 치렀지만 후퇴를 할지언정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특히 6·25전쟁 초기 강원도 삼척에 상륙한 북한군 대대병력을 상대로 200명 중대병력을 이끌고 적 소대병력을 궤멸하고 3명의 포로를 잡은 것은 김종오가 이끌던 6사단의 승전과 더불어 국군의 첫 승전보로 기록됐다. 한국군 최초의 정규 유격대인 백골병단 500여 명을 이끌고 인민군과 중공군의 후방에서 펼친 무공, 베트남전에서 독자적 작전지휘권을 획득하고 연전연승을 거둔 전술전략도 감탄스럽다. 태극 을지 충무 화랑 무공훈장까지 그가 보유한 28개의 훈장 수훈 기록이 한국군 최다라는 말도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