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야의 티 노트/조은아 지음/300쪽·1만5000원·네시간
‘우아함을 마신다’는 뜻의 음아(飮雅)의 중국 발음 인야를 필명으로 쓰는 저자는 중국에서 차를 공부한 ‘티(tea) 큐레이터’다. 맞벌이를 했던 저자의 부모는 짧게라도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값지게 보내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티타임’을 가졌다고 한다. 저자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시작된 주말 티타임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차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전하는 걸 목적으로 했지만 오랜 기간 저자와 어머니가 함께 차를 마시며 나눴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제가 ‘엄마와 차 마시는 시간’인 이유다.
어머니가 서른을 앞두고 있는 딸에게 전하는, 평범하지만 가볍지 않은 삶의 지혜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모녀 사이에 일어난 에피소드마다 이와 관련지어 차 이야기를 덧붙였다. ‘성공의 기준’에 대한 모녀의 대화를 담고, 이어 좋은 차의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식이다. 이때 저자는 “내가 차를 마시는 이유와 취향에 따라 좋은 차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