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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폭행 피해 소녀, 용의자 풀려나자 분신 시도 ‘사망’

입력 | 2014-03-15 13:46:00


집단 성폭행 피해자인 17세 파키스탄 소녀가 경찰서 앞에서 분신을 시도, 결국 사망했다.

아미나 비비는 13일(현지시각) 파키스탄 펀자브 무자파가르 인근 경찰서 밖에서 스스로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경찰에 체포됐던 집단 성폭행의 핵심 용의자가 풀려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비비가 불길에 완전히 휩싸인 채 괴로워하고 있다. 비비의 어머니가 경찰과 함께 딸의 몸에 모래를 끼얹으며 불을 끄는 모습도 담겨 있다.

비비는 이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다음날인 14일 아침 결국 숨을 거뒀다.

비비의 어머니는 경찰이 핵심 용의자를 석방하자 딸이 견디지 못해 자신의 몸에 불을 질렀다며 울부짖었다.

비비의 남매인 굴람 샤비르는 "이미 성폭행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던 비비가 용의자가 석방된 이후 모든 희망을 버렸다"고 말했다.

굴람 샤비르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월 5일 발생했다. 당시 하교 중이던 비비는 남성 5명에게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당시 비비와 함께 있었지만 남성 5명이 비비에게 총구를 들이대며 데리고 갔다. 그들이 무장을 하고 있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비비의 분신 사망 이후 사건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다고 보고 재조사 방침을 밝혔다. 또한 해당 사건 조사를 담당했던 경찰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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