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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헤어진 연인의 ‘복수 포르노’ 골칫거리

입력 | 2014-03-18 03:00:00

알몸-속옷차림 영상 인터넷 유포… 문제 심각해지자 규제강화 나서




“저의 상반신 나체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어요. 헤어진 남자친구가 촬영한 거예요.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에게 들킬까봐 불안해요.”

일본의 고교 3학년인 A 양(17)이 도쿄(東京)에 있는 ‘전국 웹 카운슬링 협의회’에 상담한 내용이다. 교제하다 헤어진 상대의 알몸이나 속옷 차림의 사진, 동영상 등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이른바 ‘복수 포르노’가 일본에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협의회에 접수된 복수 포르노 건수는 2012년 10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12월에만 80건에 이르렀다.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은 주로 여중생, 여고생이다. 협의회 측은 “문제의 특성상 접수된 상담 건수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실정법상 인터넷에 외설적인 이미지나 동영상을 유포하면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유포의 피해자가 18세 미만이라면 ‘아동 포르노 금지법’에 따라 처벌된다. 이런 처벌 규정에도 불구하고 동영상 유포가 성행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게다가 한 번 유포돼 퍼진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복수 포르노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자 집권 자민당은 지난달 대응책을 검토하는 특명위원회를 설치했다. 인터넷 교육 및 법 규제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고우난(甲南)대 법과대학원의 소노다 히사시(園田壽)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수 포르노의 본질은 성폭력이다. 새로운 처벌 규정을 마련하면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돼 방지 효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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